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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아닌 '어른이' 노린다…귀여움 뒤 살벌한 '20조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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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롯데홈쇼핑 캐릭터 ‘벨리곰’이 에세이 ‘돈 워리, 비 벨리’ 출간을 기념해 지난 10일(토)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사인회를 열었다. 사진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 캐릭터 ‘벨리곰’이 에세이 ‘돈 워리, 비 벨리’ 출간을 기념해 지난 10일(토)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사인회를 열었다. 사진 롯데홈쇼핑

지난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키 2m 남짓의 분홍색 곰인형 ‘벨리곰’이 나타났다. 다이어리 에세이 『돈 워리, 비 벨리』 출간을 기념해 팬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이날 열린 팬 사인회에는 행사 시작 전부터 벨리곰을 보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팬들은 “실제로 보니 더 귀엽다”며 사인을 받거나 함께 사진을 찍었다.

벨리곰은 롯데홈쇼핑이 2018년 만든 캐릭터다. 웃음을 주는 곰이라는 세계관으로 120만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측은 “일상 속에 행복을 주자는 취지로 다이어리 에세이를 제작해 사인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연말 유통가가 캐릭터 마케팅으로 뜨겁다. 유통 업체들이 캐릭터를 선호하는 2030세대와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한 행사와 팝업(임시매장)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NFT 연계한 온·오프라인 융합 시도

12일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정문 광장에 17m 크기의 초대형 ‘푸빌라’ 조형물을 설치하고 푸빌라 세계관 대체불가토큰(NFT) 팝업 행사를 31일까지 연다고 밝혔다. 푸빌라는 신세계가 직접 만든 하얀 곰을 닮은 솜뭉치 캐릭터다.

이곳에선 푸빌라와 친구들을 조형물과 NFT 이미지로 선보이고, 라운지 이용권 등 오프라인에서 누릴 수 있는 푸빌라 NFT 등급별 혜택을 소개한다. 3층 패션관과 리빙관 연결 통로는 푸빌라 소사이어티 세계관에 등장하는 패션 도시인 푸라노 시티로 꾸몄다.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 3층에 조성된 푸빌라 크리스마스거리.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 3층에 조성된 푸빌라 크리스마스거리. 사진 신세계백화점

공간 절반을 대형 포토존으로 만든 까닭 

롯데백화점도 15∼25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서 ‘홀리데이 위드 잔망루피’ 팝업스토어를 선보인다. 잔망루피는 유아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에 등장하는 루피의 부캐릭터로 익살스러운 짤(이미지)과 밈으로 인기를 얻었다. 굿즈 구매 고객의 90%가 18~33세다.

롯데백화점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안고 있는 산타 루피 인형 등 크리스마스 한정판 굿즈를 포함, 신상 굿즈 27종을 내세워 팬들을 공략한다. 또 인증샷 문화에 익숙한 MZ세대를 겨냥해 전체 팝업 공간 중 절반인 165㎡(약 50평)를 대형 포토존으로 조성했다.

잔망루피 크리스마스 팝업 이미지. 사진 롯데백화점

잔망루피 크리스마스 팝업 이미지. 사진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도 2030고객을 타깃으로 캐릭터 팝업스토어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선 22일까지 ‘망그러진곰’ 팝업스토어를 열고 관련 상품 50여 종을 판매한다.

앞서 ‘윌리’ ‘무직타이거’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언·춘식이’ 팝업스토어도 진행했다. 지난달 열었던 ‘몰랑이’ 팝업스토어에선 전 세계 190개국에 애니메이션으로 수출된 캐릭터를 활용한 포토존과 다양한 굿즈를 선보였다.

더현대 서울에 조성된 '망그러진곰' 팝업스토어. 사진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에 조성된 '망그러진곰' 팝업스토어. 사진 현대백화점

캐릭터 시장 20조원 돌파할 듯 

이 같은 캐릭터 마케팅은 급격한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있다. 과거 아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캐릭터 굿즈가 MZ세대에서 크게 인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산업 시장 규모는 2014년 이후 연평균 7.8%씩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2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1 캐릭터 산업 백서’ 일부. 만 3~69세 국민 중 최근 1년 동안 캐릭터 콘텐츠 '2~3개월에 1회 이상' 이용자 3200명 대상, 지난해 7~8월 조사.

한국콘텐츠진흥원, ‘2021 캐릭터 산업 백서’ 일부. 만 3~69세 국민 중 최근 1년 동안 캐릭터 콘텐츠 '2~3개월에 1회 이상' 이용자 3200명 대상, 지난해 7~8월 조사.

김선민 롯데백화점 MD2본부장은 “단순히 굿즈 판매를 넘어 고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성환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연말을 맞이해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온·오프라인이 융합된 차별화 마케팅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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