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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백화점에 롤렉스 깔렸다…김정은이 '달러' 모으는 까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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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ve(도브), Nivea(니베아), Gillette(질레트).

북한 평양의 한 국영 상점의 진열대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수입품이다. 또 미국 달러로 물건을 구입하면, 상점 주인은 북한 원화로 잔돈을 거슬러준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북한이 핵·미사일 무기 프로그램과 경제 개발을 위해 부유층을 상대로 외화 수집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북한 평양의 한 국영상점 내부. 사진 NYT 캡처

북한 평양의 한 국영상점 내부. 사진 NYT 캡처

이날 NYT는 북한 평양의 한 국영 상점 내부를 공개하면서 진열대에 Dove(도브), Nivea(니베아), Gillette(질레트) 등 외국 브랜드의 제품들이 즐비한 모습을 공개했다. 상점 주인은 NYT기자가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달러를 내밀자, 원화로 잔돈을 거슬러 주는 모습까지 보였다.

평양의 백화점들에서는 롤렉스와 티소 손목시계, 소니와 캐논 디지털카메라, 디오르와 랑콤 화장품으로 보이는 고가의 제품들을 진열대에 올리고 있다.

북한 내 고가의 제품으로 알려진 휴대전화기 판매도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들여온 부품들로 북한에서 조립한 휴대전화 제품에는 내비게이션, 슈퍼마리오와 앵그리버드 등 게임, 모기 쫓기 앱이 깔렸다고 NYT는 전했다.

이처럼 북한에선 국제사회의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북한의 ‘셀프 봉쇄’에도 수입산이 쉽게 볼 수 있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지난 11월 27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지난 11월 27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뉴스1

NYT는 이를 두고 북한이 핵·미사일 무기 프로그램과 경제 개발을 위해 석탄 밀수출, 가상화폐 탈취 등은 물론, 스마트폰과 기타 수입품을 부유층에 팔아 시중의 달러화에 열을 올린다고 해석했다.

북한 경제는 최근 5년 동안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가장 큰 폭의 역(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지난 7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1조 4095억원으로 2020년(31조 4269억원)보다 0.1% 감소했다. 김 위원장의 집권 첫해인 2012년(33조8123억원)과 비교해서도 크게 줄어든 수치다.

또 북한에선 과거 장마당을 통해 식량을 확보해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이 제한되면서 북한 내 중류층의 생활이 어려워져 경제에 타격을 입은 상태다.

지난 2017∼2021년 북한의 공식 무역적자도 총 83억달러로 집계됐다. 석탄 밀수출과 어업권 매매, 가상화폐 절도 등 불법 활동을 포함해도 여전히 최소 19억달러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휘청이는 경제 속 미사일 개발을 이어가기 위해 북한이 고군분투 중이라고 NYT는 해석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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