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때 춤췄던 브라질 감독, 8강 '충격패' 직후 자진사퇴

브라질 사령탑 치치 감독이 크로아티아와의 8강전 패배 직후 자진사퇴했다. 경기 후 침울한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치치 감독 AP=연합뉴스

크로아티아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하며 중도 탈락한 우승 후보 브라질의 사령탑 치치 감독이 경기 직후 자진사퇴했다.

브라질은 10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커1 8강전에서 크로아티아와 전후반 90분을 0-0으로, 연장 30분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졌다.

정상에 오른 지난 2002한·일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우승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은 브라질이었지만, 끈끈한 수비와 강한 압박으로 무장한 크로아티아의 늪 축구를 헤쳐 나가지 못 했다.

크로아티아전 승부차기 패배 직후 머리를 감싸뒨 히샤를리송을 위로하는 치치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16강에서 한국에 4-1로 대승을 거두며 신바람을 낸 브라질의 선발 라인업이 고스란히 다시 등장했지만, 크로아티아는 조직적인 대응과 골키퍼 리바코비치의 신들린 듯한 선방을 묶어 버텨냈다.

리바코비치는 승부차기에서도 브라질의 첫 번째 키커 호드리구의 슈팅을 막아내는 등 크로아티아 승리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경기 후 브라질 사령탑 치치 감독은 사퇴를 선언했다. “고통스런 패배를 당했지만, 내 마음은 평화롭다”고 밝힌 그는 “이제 감독으로서의 사이클에서 벗어나려한다”고 말했다.

경기중 발생한 상황에 대해 심판에게 어필하는 치치 브라질 감독(가운데). 로이터=연합뉴스

이어 “나는 월드컵 개막하기 전부터 이번 대회까지만 감독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면서 “(감독으로서) 모든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유일하게 월드컵에서만 정상에 오르지 못한 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치치 감독은 앞서 한국전에서 자국 브라질 선수들이 득점포를 터뜨린 직후 선수들과 함께 뒤섞여 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여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경기에서 쓰디쓴 패배를 맛보며 카타르월드컵 우승 도전을 마무리했다.

크로아티아전 연장전에 앞서 브라질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하는 치치 감독. AP=연합뉴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