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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녀들, 더 이상 ‘오빠’ 찾지 않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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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걸그룹, 여덕을 홀리다

걸그룹, 여덕을 홀리다

아이돌 문화 초창기엔 소녀들이 있는 곳에 보이그룹(남성 가수)이 있는 것이 당연했다. 이 시절엔 음반 판매량과 ARS 투표, 엽서 투표로 가요 프로그램 순위를 매긴 터라 남성 가수보다 상대적으로 팬덤이 약한 여성 가수가 트로피를 안은 경우는 손에 꼽힌다. 기획사의 걸그룹 제작은 ‘여성판 ○○○’이라는 형태로 마케팅됐다. S.E.S는 H.O.T., 투애니원은 빅뱅의 여성 버전이라는 식의 소개가 흔했다. 하지만 소녀들은 더 이상 ‘오빠’를 찾지 않는다. ‘오빠 부대’란 말이 K팝 사전에선 사어가 된 지 오래다.

남성 가수들이 팬을 모아 1위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동안 여성 가수들은 ‘길보드 차트’에서 인정받는 것이 중요했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에 따라 하기 쉬운 안무를 섞은 퍼포먼스’는 걸그룹의 생존법이다. 2000~2010년대 초반에는 ‘텔미춤’(원더걸스 ‘텔미’), ‘게다리춤’(소녀시대 ‘지’), ‘엉덩이춤’(카라 ‘미스터’), ‘봉춤’(미쓰에이 ‘허쉬’), ‘멜빵춤’(걸스데이 ‘기대해’) 등 춤에 이름을 붙여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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