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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팬 '262만원' 호갱 될뻔…"전세계 암표상 카타르 몰렸다"

중앙일보

입력

'저는 티켓이 필요합니다.'
지난 1일 아르헨티나와 폴란드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이 치러진 도하 974 스타디움 앞. 아르헨티나의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를 보기 위해 이집트에서 카타르까지 온 아슈라프 알리(30)는 입장권을 구한다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애타게 서 있었다.

300만장 매진된 카타르월드컵 #인기경기 암표값 10배 프리미엄 #토너먼트 절정에 더욱 기승 관측

경기 시작 6시간을 앞두고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그에게 누군가 다가와 암표에 2000달러(약 262만원)를 요구했다. 정가의 9배에 달하는 가격이었다. 이 제안을 거절한 알리는 경기 시작 30분 전, 가까스로 500달러(약 65만원)에 암표를 손에 넣었다.

지난 1일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아르헨티나와 폴란드의 카타르 월드컵 C조 조별리그 3차전.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일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아르헨티나와 폴란드의 카타르 월드컵 C조 조별리그 3차전. 로이터=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경기장 밖에선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 보도했다. 인기 경기는 암표의 호가가 10배에 달한다고 한다. 매체는 "전 세계 숙련된 암표상들이 아랍 최초의 월드컵에서 돈을 벌기 위해 도하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공식 입장권이 진작 매진된 상황에서 일부 축구 팬들이 암표를 찾아 나서자, 구매해 둔 경기 티켓에 프리미엄을 붙여 되파는 현상이 본격 나타나고 있다. 카타르 당국에 따르면 월드컵 개막 전인 지난 10월 중순 300만 장에 달하는 거의 모든 티켓이 이미 매진됐다.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판매된 240만 장보다 많은 규모다.

프랑스에서 온 한 암표상은 로이터통신에 "(카타르 월드컵) 티켓 암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암표를 팔아 카타르 여행 경비로 쓰고도 남을 돈을 벌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암표상은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같은 스타들이 출전하는 인기 경기의 입장권의 경우 열성 팬들에게 최대 1000% 인상된 가격도 제시했다"고 했다.

한 축구 팬이 아르헨티나의 카타르 월드컵 경기 티켓을 구하기 위해 경기장 밖에서 '티켓이 필요하다'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서 있다. 트위터·로이터통신 캡처

한 축구 팬이 아르헨티나의 카타르 월드컵 경기 티켓을 구하기 위해 경기장 밖에서 '티켓이 필요하다'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서 있다. 트위터·로이터통신 캡처

로이터통신은 경기장 밖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카타르 월드컵 암표를 구매했거나 구매를 시도한 사람 20여 명과 접촉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의 축구 팬 페데리코 크리아도(33)는 "온라인에서 재판매되는 티켓을 찾기 위해 몇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모로코와 캐나다의 조별리그 3차전이 열린 경기장 밖에선 현금과 입장권을 교환하는 축구 팬들이 공공연하게 있었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카타르 당국은 월드컵을 앞두고 FIFA에 티켓 판매 독점권을 부여하는 '월드컵 특별법'을 도입했다. 이 법에 따라 불법적으로 표를 팔다 적발되면 액면가의 최대 10배에 달하는 벌금을 물어야 한다. 또 카타르 당국은 경기장 주변에 경찰 순찰대를 투입하고,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등 암표 판매 단속 강화에 나섰다. 티켓이 없는 축구 팬들은 경기장에 가지 말라고 촉구하고도 있다.

그러나 토너먼트전이 절정에 달하면서 암표 거래가 더욱 기승을 떨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적발 시 처벌 수위가 벌금에 그쳐 단속 법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일 열린 모로코와 캐나다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EPA=연합뉴스

지난 2일 열린 모로코와 캐나다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EPA=연합뉴스

카타르 월드컵 입장권의 평균 가격은 지난 20년 월드컵 사상 가장 비싸다는 조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티켓의 평균 가격은 214파운드(약 34만원)이었던 반면, 카타르 월드컵 티켓의 평균 가격은 286파운드(46만원)다. 러시아 월드컵보다 약 33%가 올랐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의 경우 티켓 평균 가격은 100파운드(16만원)였고, 결승전 티켓은 좌석당 평균 221파운드(35만원)였다. 반면 이번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의 티켓 평균 가격은 684파운드(109만원)에 이른다고 매체는 전했다.

다만, 카타르 월드컵의 조별리그 일반 좌석 티켓 최저가는 한화 8만원대로 러시아 월드컵 당시 최저가 13만원보다 낮았다.

포브스에 따르면 카타르 월드컵의 입장권은 카타르·미국·사우디아라비아·영국·멕시코·아랍에미리트(UAE)·아르헨티나·프랑스·브라질·독일 순으로 많이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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