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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우승시켰지만...日에 져 16강 좌절된 獨, 단장 내보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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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월드컵 부진의 책임을 지고 18년 만에 물러나는 비어호프 독일 단장. AFP=연합뉴스

카타르월드컵 부진의 책임을 지고 18년 만에 물러나는 비어호프 독일 단장. AFP=연합뉴스

일본에 패한 여파로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독일 축구대표팀이 대대적인 물갈이에 돌입했다. 우선 20년 가까이 독일 대표팀을 이끌었던 올리버 비어호프(54) 단장이 물러났다.

독일축구협회(DFB)는 6일(한국시간) 2024년까지였던 비어호프 단장과 계약 종료를 알리며 "최근 월드컵에서 기대에 못 미쳤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그의 업적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격동의 시기에 항상 목표와 비전에 따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독일 추구에 도움을 줬다"고 발표했다. 비어호프 단장은 "러시아와 카타르에서 독일 대표팀이 실망스러운 성과를 냈다"면서 "우리가 확신했던 몇몇 결정은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나보다 더 후회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비어호프 단장은 독일 유명 스트라이커 출신이다. 1m91㎝의 큰 키로 제공권이 압권이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독일의 준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국가대항전(A매치)엔 70경기 37골을 기록했다. 현역 은퇴 직후인 2004년 독일 대표팀 단장을 맡았다. 성과도 좋았다. 비어호프 체제에서 독일은 월드컵 우승 1회(2014년 브라질)와 두 차례 4강 진출(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을 달성했다.

일본에 역전패 한 뒤, 아쉬워하는 독일 선수들. 연합뉴스

일본에 역전패 한 뒤, 아쉬워하는 독일 선수들. 연합뉴스

하지만 2014년 월드컵 우승 이후 독일은 세대 교체 실패로 흔들렸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에 0-2로 패해 독일 축구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를 갈고 나온 이번 대회도 일본에 1-2 역전패를 기록하는 졸전 끝에 16강이 좌절됐다. 이번 대회 최고 이변으로 꼽히는 경기다. 월드컵 통산 4회 우승국인 축구 강국의 몰락이라고 부를만한 사건이다.

이번 대회에선 잡음도 많았다. 독일은 여자 친구를 숙소에 데려왔단 이유로 동료간 공개 비판이 이어졌다. 독일은 대회 초반 '무지개 완장' 착용 금지에 반대하는 의미로 입을 가리는 침묵 시위를 벌였는데, 이조차도 일부 고참급 선수가 강압적으로 추진한 것이라는 폭로가 나왔다. 한지 플리크 독일 감독도 경기 중 실수한 선수를 언론에 거론하는 등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다. 위기를 느낀 독일은 서둘러 신예 발굴과 전술 연구 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명가 살리기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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