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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덕분에 새 생명 얻은 카메룬 감독, 조국에 20년 만의 월드컵 승점 안겼다

중앙일보

입력

카메룬에 20년 만의 승점을 안긴 리고베르 송 감독. AP=연합뉴스

카메룬에 20년 만의 승점을 안긴 리고베르 송 감독. AP=연합뉴스

카메룬 축구대표팀의 리고베르 송(46) 감독이 조국에 20년 만의 월드컵 승점을 안겼다.

카메룬은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3-3으로 비겼다. 이로써 카메룬은 월드컵 본선 8연패에서 탈출했다. 송 감독은 현역 시절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수비수 출신이다. 카메룬 국가대표로 137경기에 출전해 역대 카메룬 A매치 최다 출장 기록을 보유 중이다. 2010년 남아공 대회까지 4연속 선수로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카메룬은 1990 이탈리아월드컵에서 '8강 신화'를 쓴 아프리카의 강호였다. '불굴의 사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탈리아월드컵부터 이번 대회까지 9번의 월드컵 가운데 7번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카메룬이 마지막으로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한 건 2002 한일월드컵 사우디아라비아전(1-0승)이 마지막이었다. 이번 대회 전 마지막으로 참가했던 2014 브라질월드컵까지 본선 7연패를 당했다. 카메룬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첫 판인 스위스전도 0-1로 패해 연패가 늘었다.

16강을 진출 가능성을 이어간 카메룬 대표팀 선수들. AP=연합뉴스

16강을 진출 가능성을 이어간 카메룬 대표팀 선수들. AP=연합뉴스

9연패의 늪에 빠지기 직전의 카메룬을 송 감독이 구했다. 위기 상황에서 용병술이 돋보였다. 장샤를 카스텔레토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카메룬은 세르비아에 연달아 3골을 내주며 1-3으로 끌려갔다. 이 경기에서 패배하면 사실상 조별리그 탈락이 유력했던 송 감독은 세르비아에 세 번째 실점을 한 뒤, 미드필더 마르탱 옹글라를 빼고 공격수 뱅상 아부바카르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송 감독의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아부바카르는 투입 8분 만인 후반 19분 절묘한 로빙슛으로 골키퍼 키를 살짝 넘기며 2-3으로 따라가는 추격골을 넣었다. 2분 뒤에는 세르비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며 에리크 막생 추포모팅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송 감독은 한국과 인연이 깊다. 카메룬 감독으로 활약하던 송 감독은 2016년 자택에서 뇌동맥류로 쓰러졌다. 카메룬의 수도 야운데의 야운데 응급센터로 이송돼 적절한 응급치료를 받은 덕분에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야운데 응급센터를 세운 단체가 바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다. 송 감독은 한국 의료진에 감사 인사를 했다. 덕분에 그는 무사히 복귀했다. 지난해 카메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현재 1무 1패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카메룬은 다음 달 3일 브라질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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