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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기고] 월드컵 개막으로 축구 열기, 경기 전엔 꼭 준비운동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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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기고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병원장(대한축구협회 의무위원장)

중동지역에서 열리는 최초의 월드컵이자 최초의 겨울 월드컵으로 화제를 모았던 2022 카타르월드컵이 개막했다. 축구는 결과를 확실하게 예측하기 힘들고, 약팀이 강팀을 이길 수도 있다는 이변과 의외성에 기대를 걸 수 있어 매력적이다.

축구 예능의 인기와 함께 축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요즘, 월드컵 시즌을 맞아 축구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겁다. 그런데 평소 축구를 하던 사람이 아니라면 부상의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축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만 따라가다 보면 약한 관절이 비틀리거나 넘어지면서 부상을 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축구를 즐길 때 주의해야 할 부상으로 전방십자인대 파열, 햄스트링 부상, 연골판 파열 등이 있다. 근육이 피로할 때는 근육에 힘이 풀려 관절을 잡아주지 못하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이 커진다. 전력을 다해 뛰다가 멈추거나 할 때는 체중에 의해 관절이 비틀리면서 전방십자인대 파열의 위험이 커진다. 특히 점프 후 불안정한 착지를 하거나 무릎에 체중이 많이 실리면서 무릎이 꺾일 때 손상되는데,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되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햄스트링은 방향을 전환하거나 달리기 및 점프 등 강도가 강한 운동 중 근육에 과부하가 생기면 손상된다. 유독 축수 선수에게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갑자기 전속력으로 뛰려고 할 때 축구 선수들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허벅지 뒤를 잡고 절뚝거리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무릎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해주는 물렁뼈가 찢어지는 것이 연골판 파열이다. 파열 원인 중 상당수가 전방십자인대가 약해져 관절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것이다. 검사를 통해 수술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파열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약물치료와 햄스트링 강화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런데 위의 세 가지 부상은 모두 연결돼 있다. 햄스트링이 부상되면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이어지고, 전방십자인대가 늘어나면 연골판 파열로 이어지고, 연골판이 파열된 채로 쓰다 보면 연골 손상으로 관절염까지 오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부상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햄스트링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허벅지 근육 강화를 위해 평소 생활 속에서 계단을 오를 때 엘리베이터 대신 걸어서 올라가고, 보폭을 넓게 걷거나 빠르게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요즘과 같이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낮을 때는 차가운 공기에 근육이나 인대가 경직돼 부상의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온도에 민감한 우리 몸은 기온이 올라가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체온이 내려가면 혈액순환이 둔화한다. 부상 예방을 위해서는 30분 정도 충분한 준비운동으로 몸과 관절을 따뜻하게 데우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운동선수들이 경기 전 한두 시간 이상 가볍게 몸을 풀어주는 이유도 부상 방지에 준비운동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병원장(대한축구협회 의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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