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표(62ㆍ국민의힘) 경남 창원시장이 지난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출간한 자서전에 본인 경력 관련 허위 사실을 적시한 정황이 드러나 경남선거관리위원회가 사실관계 파악 후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23일 경남선관위는 “공직선거법 공소시효(12월 1일)가 임박해 일부 사실관계를 확인, ‘허위사실공표’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자료를 이첩했다”고 밝혔다. 앞서 다른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후보자 매수)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홍 시장은 이날 오전 창원지검에 출석했다.
자서전 중 “위기 강한 남자…2010년 나로호 위기 수습”
경남선관위와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홍 시장이 지난 2월 17일 출간한『혁신 전략가 홍남표 창원의 미래를 밝히다』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2010년 나로호 발사 당시 나는 과학기술부 대변인으로 있었다. 나로호는 1년 전인 2009년 8월 25일 1차 발사 때 실패를 했다. 그리고 2010년 6월 10일 2차 발사를 앞두고 있었다. 17시 1분. 마침내 나로호가 발사됐다.” (자서전 133쪽)
홍 시장이 2010년 6월 나로호 2차 발사 당시 교육과학기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변인으로 근무했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나로호가 발사 후 137.19초 만에 지상 추적소와 통신이 두절되고 곧바로 폭발”하면서 위기 상황을 겪었다고 썼다. 그렇지만 “실패했을 때 기자들 질문까지 이미 예상해서 브리핑을 진행했기 때문에 그날은 더 이상의 소동 없이 상황이 종료되었다”며 위기관리 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나는 여러 번 큰 위기를 잘 넘겼다. 이 때문에 ‘위기에 강한 남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며 “‘사업에 실패한 것은 용서받을 수 있어도 수습과 대책에 실패한 공직자는 용서받을 수 없다’는 신념으로 일했다”고 자평했다.
당시 대변인 아니었다…수개월 전 인사발령
하지만 나로호 2차 발사 당시 홍 시장은 교과부 대변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홍 시장은 나로호 2차 발사하기 약 3개월 전인 2010년 3월 인사발령이 나면서 원자력국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직제상 (원자력국장이) 관련 국장도 아니어서, 따로 대변인 업무를 봤을 리 없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2010년 나로호 2차 발사 때 대변인이 아니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10여년 전 일이라) 당시 기억이 가물가물했다”며 “2009년 1차 발사 때는 대변인이었다. 그 내용을 쓰려다가 글이 매끄럽지 못해 약간 오해가 생긴 것 같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경남선관위 “사실관계 파악 후 검찰 이첩”
이와 관련해 경남선관위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 이날 오전 해당 사건을 검찰에 이첩했다.
한편 홍 시장은 이날 오전 다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창원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 6·1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경선에 나서려는 후보를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검찰은 홍 시장 등 사건 관련자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