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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제압, 기적 쓴 사우디…23일 국경일 선포

중앙일보

입력

아르헨티나전 승리를 기뻐하는 사우디 응원단. 김현동 기자

아르헨티나전 승리를 기뻐하는 사우디 응원단. 김현동 기자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꺾은 '루사일의 기적'을 쓴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가 경기 이틀날을 국경일로 선포했다.

걸프지역 유력 일간지 칼리즈 타임스는 "사우디 정부가 아르헨티나전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경기 다음 날인 23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고 보도했다. 칼리즈 타임스는 "축구 역사상 가장 큰 이변으로 언급되는 1990년 월드컵에서 카메룬이 아르헨티나를 잡은 뒤 카메룬도 곧바로 공휴일을 선언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는 22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이라고 할만 하다. 아르헨티나는 강력한 우승 후보다. 아르헨티나의 수퍼스타 리오넬 메시에게 전반 10분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준 사우디는 후반 만에 살리흐 샤흐리가 왼발 슛 동점골을 터뜨렸다. 기세가 오른 사우디는 5분 위에는 살림 다우사리가 아르헨티나 수비진 4명을 벗겨내며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역전골을 넣고 기뻐하는 사우디 선수들. 연합뉴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역전골을 넣고 기뻐하는 사우디 선수들. 연합뉴스

이때부터 경기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사우디의 '안방'처럼 변했다.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는 이 장면을 "아르헨티나 팬들의 드럼 소리는 어디에도 들리지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은 스스로 낸 목소리를 듣기 힘들 정도로 희열에 빠졌다"고 묘사했다. 경기가 승리로 끝나자, 사우디 선수들은 마치 월드컵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기뻐하며 팬들의 환호에 답했다.

경기장에 들어오지 못하고 팬 구역에서 경기 내내 응원을 이어가던 사우디아라비아 팬들도 심판의 경기 종료 휘슬에 옷을 벗고 기뻐했다. 일부 사우디 팬들이 단체로 메시의 라이벌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의 '호우' 세리머니를 따라 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같은 시간 사우디 수도인 리야드 전체를 대표팀의 상징인 '초록색'으로 물들이며 승리의 기쁨을 즐겼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 등 월드컵에 나서지 못한 자국 국기를 들고 경기장에 들어왔던 중동 국가 팬들은 한목소리로 아랍 축구의 자존심을 세운 사우디를 응원했다. 두바이의 국왕이자 UAE 부통령 겸 총리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알 막툼은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SNS에 "사우디아라비아는 승리할 자격이 있는 팀이다. 전투적으로 경기했다"며 축하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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