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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이제 그만들 합시다…풍산개 무상양육 고마워 해야할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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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9일 관저 앞 마당에서 풍산개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페이스북에 ″석 달 전 '마루'와 '곰이' 사이에서 태어난 풍산개 새끼 7마리가 모두 튼튼하게 자랐다″며 ″많은 분들이 보내주신 의견에 따라 이름을 '아름', '다운', '강산',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지었다″고 밝혔다. '곰이'는 지난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 암컷이고, 마루는 문 전 대통령 양산 사저에서 데려온 반려견이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9일 관저 앞 마당에서 풍산개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페이스북에 ″석 달 전 '마루'와 '곰이' 사이에서 태어난 풍산개 새끼 7마리가 모두 튼튼하게 자랐다″며 ″많은 분들이 보내주신 의견에 따라 이름을 '아름', '다운', '강산',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지었다″고 밝혔다. '곰이'는 지난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 암컷이고, 마루는 문 전 대통령 양산 사저에서 데려온 반려견이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파양 논란과 관련해 “지난 6개월간 대통령기록물인 반려동물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것에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고 9일 직접 입장을 냈다.

“이미 개·고양이 양육…부담됐지만 정 때문에 감당하기로”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입양이야말로 애초에 내가 가장 원했던 방식이지만 현행법상 불가능하다고 판단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우선 지난 5월 퇴임하면서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맡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이 지난 7일 풍산개들을 반환하겠다고 밝힌 당시와 마찬가지로 반려동물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퇴임하는 대통령이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위탁·관리를 받아 양육하고, 추후 관련 법을 개정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문 전 대통령은 사후에 근거 규정을 마련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마침 윤석열 당선인이 반려동물을 키우던 사람이 계속 양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해준 덕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로서는 별도로 개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의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었기 때문에 풍산개 세 마리의 양육을 더 맡는다는 것이 지원이 있다 해도 부담되는 일이었지만 그동안 키워온 정 때문에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감당해보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에 살고 있는 도예가 박진혁 씨는 지난 8일 자신의 트위터에 문 전 대통령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에 살고 있는 도예가 박진혁 씨는 지난 8일 자신의 트위터에 문 전 대통령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계속 양육? 법 위반 소지…양육 관련 모든 비용 부담해왔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 6월 관련 시행령 개정이 무산됐고 6개월째 그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 상황이 대통령기록물법에 위반된다는 논란의 소지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상태가 길어질수록 논란의 소지가 더 커질 것”이라며 “지금의 감사원이라면 언젠가 대통령기록관을 감사하겠다고 나설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그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이 ‘좀스럽다’고 비판한 것을 겨냥한 듯 “사룟값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까지 양육에 소요된 인건비와 치료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퇴임 대통령이 부담해온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고 응수했다.

또한 “심지어 풍산개들을 양산으로 데려오는 비용과 대통령기록관이 지정한 장소까지 데려다주는 비용까지 모두 부담했으니 지난 6개월 간 대통령기록물인 반려동물들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것에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양, 가장 원했던 방식이나 현행법상 불가능”

문 전 대통령은 “입양과 파양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입양이야말로 애초에 내가 가장 원했던 방식”이라며 “반려동물들이 명실상부하게 내 소유가 되어 책임지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현행법상 대통령기록물을 대통령기록물에서 해제해 소유권을 넘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됐다”며 “지금이라도 입양할 수 있다면 대환영이라는 것을 밝혀 둔다”고 강조했다.

그는 풍산개 반환이 정치적 논란이 된 상황과 관련해 “왜 우리는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이처럼 작은 문제조차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흙탕물 정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인지, 이 어려운 시기에 그렇게 해서 무얼 얻고자 하는 것인지 재주가 놀랍기만 하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문 전 대통령은 “해결책은 간단하다”며 “관리위탁을 하지 않기로 하고 풍산개들을 원위치시켜 현 정부의 책임으로 적절한 관리방법을 강구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제 그만들 합시다”라며 “내게 입양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현 정부가 책임지고 반려동물답게 잘 양육 관리하면 될 일이다. 또한 반려동물이 대통령기록물이 되는 일이 또 있을 수 있으므로 이번 기회에 시행령을 잘 정비해두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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