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9개 원전서 연 6천 드럼 나온다|안면도 사태 계기로 알아본 방사성폐기물 실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안면도 사태로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방사성 폐기물이란 무엇이며 국내의 발생현황과 처분 법, 외국의 처분실태 등을 알아본다.
▲방사성 폐기물=원자력법의 정의에 따르면「방사성물질 또는 그에 의해 오염된 물질로 폐기의 대상이 되는 물질」을 말한다.
원자력발전소 등 방사능오염지역에서 정기점검이나 운전 때 사용한 걸레나 피복류, 장갑·덧신, 종이·용기 류, 공구, 부속품 등 이 이에 속한다.
원자로 내부에서 1∼3년간 태운 후 꺼낸 연료(이를 사용 후 핵연료라 한다)와 수명이 다한 발전소나 연구용 원자로 등 폐 핵 시설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밖에 의료기관이나 연구기관·사업장 등 방사성동위원소(RI)이용기관에서 나온 RI폐기물도 있다.
이들 폐기물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체에 유해한 방사선을 방출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폐기물과는 달리 특별히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이들 폐기물은 방사능의 세기에 따라 저 준위·중 준위·고 준위 폐기물로 분류한다. RI폐기물과 발전소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95%이상은 중·저 준위 폐기물이며 고 준위 폐기물은 사용 후 핵연료를 비롯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발생현황=중·저 준위 폐기물은 국내 9개 원전에서 연간 6천2백50드럼(1드럼은 2백ℓ)이 발생하며 10월말 현재 2만8천3백 드럼이 발전소 내 저장고에 보관돼 있다. <표 참조>
월성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90년대 중반에 저장고가 가득 차기 때문에 과기처는 저장고를 확장할 계획으로 있다.
언제까지나 발전소 내에 쌓아 둘 수는 없으므로 대규모의 중간저장소가 필요하며 이것도 언젠가는 영구 처분해야 한다.
RI폐기물은 6백33개 기관에서 연 4백 드럼이 발생, 현재까지 누적 발생 량은 2천5백 드럼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80%정도는 의료기관에서 나오고 있는데 옥소·테크네튬 등 반감기가 10시간 이내인 것이 대부분이다.
사용 후 핵연료는 연간 2백61t이 발생, 10월말 현재 1천2백79t이 발전소별 수조에 들어 있다. 이 역시 빈자리가 얼마 없어 밀집 저장 대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나 언젠가는 중간 저장시설로 옮겨 재처리(또는 영구폐기)에 대비해야 한다.
▲처분 법=폐기물의 위험도는 자체의 방사능 세기도 문제지만 이를 얼마나 잘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발전소에서 나오는 기체폐기물은 고성능 필터를 통해 대기로 내보내며 액체 폐기물은 증발·농축, 고체 폐기물은 소각·압축해 부피를 최소화한 후 아스팔트나 시멘트와 함께 범벅해서 강철제 드럼통에 넣는다.
이들 드럼은 표면방사선양에 따라 분류된 후 철근콘크리트로 칸막이가 된 지하 10∼30m의 땅속 저장소나 동굴로 옮겨 영구 또는 임시 저장하게 된다.
원래 준위가 낮은데다 특수처리·처분하기 때문에 이로 인하 위험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당초 중·저 준위 폐기물은 95년까지 지하 50m에 길이 2백m짜리 동굴 18개를 뚫어 25만 드럼(2000년까지 1백만 드럼)을 영구저장하고 사용 후 핵연료는 깊이 13m의 특수 저장수조를 97년 말까지 건설, 3천t을 중간 저장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벽에 부닥쳐 있다.

<외국의 처분실태>
▲미국=62∼71년 사이에 6개소의 천층 처분 장을 건설, 이중 3개소가 78년 이전에 폐쇄됐고 현재 캘리포니아·네바다·워싱턴주 등 3개 시설은 운영 중에 있다.
15개소의 신규 처분 장 개발계획을 갖고 있으며 이중 대표적인 것이 네바다주의 유카선. 2003년까지 7만t규모로 계획되고 있으나 제동이 걸러 보류되고 있다.
▲영국=폐기물관리회사인 UK니렉스사가 전담하고 있다. 59년부터 중부지방 셸라필드 근처에 드리그 처분 장을 운영중이다. 길이 7백m까리 8개의 처분 장에 65만 입방m가 매립돼 있으며 내년 초까지 새 부지를 확정, 2005년부터 운영할 예정. 82년까지 해양투기도 했다. 사용 후 핵연료는 재처리하고 있다.
▲프랑스=셰르부르 근처에 라망쉬 영구 처분 장을 69년부터 운영중이다. 세계 최초의 인공방벽 천층 처분 장으로 48만 입방m 용량 중 85%정도 차 있다. 중 준위는 지하의 콘크리트 구조물 속에 넣고 저 준위는 그 위에 처분한다. 제2처분 장은 부지유치경쟁 끝에 파리 남서쪽 2백km지점의 아우베 포도단지 안 33만평으로 결정, 91년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사용 후 핵연료는 영국처럼 재처리한다.
▲독일=암염의 폐광인 에센에 72∼78년 사이에 중·저 준위 폐기물을 처분했으며 지하 1km에 위치한 콘라드 폐광과 골레벤 암염 광을 현재 개발 중에 있어 각기 90년대 초와 2000년께에 운영될 예정이다.
사용 후 핵연료는 95년에 자체 시설이 완공되는 대로 재처리할 예정.
▲스웨덴=중·저 준위 폐기물은 해저 50m암반에 30만 드럼 규모의 동굴을 뚫어 88년부터 영구처분하고 있다. 이 동굴은 길이 1백60m짜리 처분장 4개와 깊이 50m의 원형 사일로 로 돼 있다. 비슷한 규모의 제2처분장을 지하 5백m에 건설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사용 후 핵연료는 85년부터 발전소 부지 안의 암반 동굴에 보관하고 있다. 총 3천t규모로 현재 1천t을 저장 중이다.
▲일본=아오모리현 로카쇼무라에 2백30만평 규모의 농축·재처리·폐기물 저장 등 원자연료주기센터가 건설 중으로 이 가운데 저 준위 폐기물 저장시설은 94만평으로 1백만 드럼(최종 3백만 드럼)용량. 지난해 공사에 착수, 91년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지하 10m의 콘크리트 구조물에 보관한 후 4∼5m 두께의 흙을 덮는 천 층 처분방식. 사용 후 핵연료는 영국에서 일부 재처리하고 있으며 연 8백t처리규모의 아오모리 재처리시설이 90년대 중반에 완공될 예정. <신종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