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들 얼마 벌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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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스포츠 재벌'이란 말은 더 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축구의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이나 야구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미국), 골프의 타이거 우즈(미국)와 같은 세계적 스타들은 이미 수백억 ̄수천억원의 거액을 주무르는 '귀하신 몸'이 된 지 오래다.

이승엽도 이젠 당당히 한국의 스포츠 재벌의 반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내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총액 30억 엔(약 240억원)의 거액 계약을 성사시킴으로써 돈방석에 앉았다. 비록 평생의 꿈인 메이저리그 진출은 미뤄졌으나 돈에 관해서는 누구도 부럽지 않은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이승엽 '맨발에서 벤츠로'

이승엽의 프로 데뷔 후 연봉 변화를 살펴보면 그야말로 '맨발에서 벤츠까지'라는 표현이 실감난다. 1995년 고교(경북고)를 갓 졸업한 19세의 나이에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뒤 처음으로 받은 연봉은 신인 상한액인 2000만원. 이후 매년 2000만원 정도씩 상승하던 연봉은 99년 1억원대(1억1000만원)에 진입하면서 본격적인 상승곡선을 그리게 된다.

2000년에는 연봉 3억원 시대를 열었고 한국에서 마지막 시즌이던 2003년에는 6억3000만원까지 치솟았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뛴 9년간 입단 계약금(1억3200만원)과 연봉(19억6000만원)으로 벌어들인 돈은 총 20억9200만원.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듬해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하면서 그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004년 지바 롯데 마린스와 2년간 계약금 1억 엔과 연봉 2억 엔 등 총 5억 엔(약 40억원)에 계약해 한국에서 9년간 받은 돈을 훌쩍 넘어섰다. 2006년에는 계약금 5000만 엔, 연봉 1억6000만 엔으로 몸값이 깎이면서도 최고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둥지를 옮겼고, 결국 내년부터 4년간 총액 30억 엔의 대박을 따낼 수 있었다.

2010년 몫까지 합하면 이승엽의 수입은 16년간 한국.일본 양국에 걸쳐 계약금과 연봉만으로 총 317억7200만원에 달하게 된다. 거기에다 올해만 해도 해태제과 홈런볼(6개월 4억3000만원)과 삼성PAVV(1년 8억 ̄10억원 추정) 등의 광고 수입을 올린 것과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까지 포함하면 이승엽의 총소득은 머잖아 4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엽이 요미우리와 계약한 상세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평균 연봉을 7억5000만 엔(약 60억원)으로 잡는다면 이승엽은 내년 시즌 전 세계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스포츠 스타 가운데 가장 비싼 몸값을 기록하게 될 전망이다.

우선 야구선수 중에는 메이저리그의 박찬호(샌디에이고)가 올해 1600만 달러(152억원)의 연봉을 받았으나 5년간의 FA(프리 에이전트) 계약이 끝나 내년 연봉은 이승엽의 60억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현(콜로라도)도 내년 시즌 250만 달러(23억7000만원)에 1년 재계약을 마쳤다.

한국 축구선수 중 최고 몸값인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280만 파운드(약 51억원)의 연봉을 받게 돼 있어 이승엽보다는 적다.

통산 수입 면에서도 이승엽은 축구.골프 등 다른 종목의 한국인 스포츠 스타들 가운데서도 최정상급으로 올라섰다. 박지성은 일본 교토 퍼플상가(3년간 연봉 4억원.총 12억원).네덜란드 에인트호번(2년간 연봉 8억원.총 16억원)을 거쳐 지난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36억원을 받았고, 2010년까지 4년간 연봉 51억원에 재계약해 총수입이 268억원에 이른다.

남자 프로골프의 최경주는 통산 상금 1153만 달러(약 110억원)에 스폰서 계약(20억원)을 합해 총수입이 130억원에 달하고, 여자 프로골프의 박세리는 통산 상금은 895만 달러(약 85억원)에 그치고 있으나 스폰서 계약을 통해 250억원(추정)의 거액을 벌어들여 총수입이 339억원으로 이승엽보다 많다.

야구 재벌 '넘버 투'

이승엽은 역대 한국인 야구선수 통산 수입에서는 박찬호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박찬호는 2001년 FA로 텍사스로 이적하면서 5년간 6500만 달러의 빅딜을 성사시키는 등 올해까지 13년간 연봉으로만 총 8225만 달러(약 781억원)를 벌어들여 단연 톱을 지켰다.

그 뒤를 이승엽이 2010년까지 317억원으로 잇고 있고 9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김병현은 내년 250만 달러 포함 총 1985만 달러(약 188억원)의 연봉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파로는 4년간 60억원의 'FA 대박'을 터뜨린 삼성 심정수와 일본(주니치)에서 3년 반 동안 4억2000만 엔(33억6000만원)을 받은 KIA 이종범, 지난해 4년간 42억원에 FA 계약한 KIA 장성호 등이 50억원 이상의 통산 수입을 올린 것으로 집계된다.

'국보 투수' 선동열 삼성 감독은 선수 시절 국내(해태)에서 11년간 5억9590만원, 일본(주니치)에서 4년간 5억3000만 엔(42억4000만원) 등 48억원가량의 연봉을 받은 뒤 지난해 감독으로 5년간 총액 15억원(계약금 5억원+연봉 2억원)에 계약했다.

신화섭 일간스포츠 기자.myth@ilgan.co.kr

이승엽 연도별 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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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소속 연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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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 삼성 2000만

1996 ˝ 4000만

1997 ˝ 6500만

1998 ˝ 8500만

1999 ˝ 1억1000만

2000 ˝ 3억

2001 ˝ 3억

2002 ˝ 4억1000만

2003 ˝ 6억30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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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계 19억60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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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지바 롯데 16억(2억 엔)

2005 ˝ 16억(2억 엔)

2006 요미우리 12억8000만(1억6000만 엔)

2007 ˝ 4년간 총 240억(30억 엔)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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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계 284억80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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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계 304억4000만

(계약금 포함 317억72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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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엔=800원 기준.

*계약금: 1995년 삼성 1억3200만원, 2004년 지바 롯데 1억 엔(약 8억원), 2006년 요미우리 5000만 엔(약 4억원) 등 총 13억3200만원.

<주요 한국인 스포츠 스타 통산 수입>

*이승엽: 총 317억7200만원

한국(1995~2003년) 20억9200만원

일본(2004~2010년) 296억8000만원

*박찬호: 1994~2006년 8225만 달러(약 822억원)

*김병현: 1999~2007년 1985만 달러(약 198억원)

*박지성: 총 268억원

일본(교토 퍼플상가) 3년간 연봉 4억원=12억원

네덜란드(에인트호번) 2년간 연봉 8억원=16억원

잉글랜드(맨체스터) 2005년 36억원

2006~2010년 4년간 51억원=204억원

*최경주: 총 135억원

통산 상금 1153만 달러(약 115억원)

스폰서 20억원(추정)

*박세리: 총 339억원

통산 상금 895만 달러(약 89억원)

스폰서 250억원(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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