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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골절에도… JTBC 마라톤 나서는 휠체어 육상 간판 유병훈

중앙일보

입력

2022 LIFEPLUS JTBC 마라톤 휠체어 부문에 출전하는 유병훈(왼쪽)과 히메네스. 김효경 기자

2022 LIFEPLUS JTBC 마라톤 휠체어 부문에 출전하는 유병훈(왼쪽)과 히메네스. 김효경 기자

한국 휠체어 육상 간판 유병훈(50)이 부상 투혼을 발휘해 JTBC 마라톤에 나선다.

2022 LIFEPLUS JTBC 서울 마라톤이 6일 오전 서울에서 열린다. ‘Life, Lively 달리자, 나답게’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대회는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재개된다.

JTBC 마라톤은 국내에선 유일하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는 대회다. 총 17명의 선수가 출전하며 한국은 10명의 선수가 나선다. 2018·19년 휠체어 부문 우승자인 니시다 히로키(일본)가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휠체어 마라톤의 경기 거리는 42.195 km로 비장애인과 같다. 엘리트 선수에 앞서 가장 먼저 출발한다. 다만, 이번 대회는 하프코스(21.0975km)로 운영한다. 보통 앞에 하나, 뒤에 두 개의 바퀴가 달린 경주용 휠체어를 손으로 밀어 달린다. 그래서 비장애인 선수보다 더 빠른 시속 30㎞를 넘나든다.

국내 선수 중에선 유병훈이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유병훈은 2018년 오이타 마라톤에서 1시간24분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체 선수 중에서도 세 번째로 좋은 기록이다.

도쿄 패럴림픽 마라톤에 출전한 유병훈.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도쿄 패럴림픽 마라톤에 출전한 유병훈.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유병훈은 4일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대한민국 서울에서 열리는 대회에 비장애인 선수들과 휠체어 선수가 함께 뛰어 영광"이라고 했다. 이어 "3년 만에 열리는 대회라 가슴 설렌다. 코스가 바뀌어서 긴장되는 부분도 있다. 즐거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보스턴 마라톤을 비롯해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는 휠체어 종목 경기를 함께 연다. 하지만 국내에선 JTBC 마라톤이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하게 꾸준히 대회를 열고 있다.

유병훈은 "세계적인 대회엔 항상 휠체어 경기도 같이 열린다. 국내에선 굵직한 대회 중엔 JTBC 마라톤만이 꾸준히 운영하고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대회가 많이 없어졌는데, 앞으로도 휠체어 대회가 더 성장하길 바란다"고 했다.

호르헤 마데라 히메네즈(42·스페인)도 "올해 여름 베를린, 런던, 시카고 마라톤을 준비했다. 대회 운영자들에게 뜻깊은 대회를 열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유병훈은 장애인 육상의 기둥이다. 지난해 도쿄패럴림픽에선 최단거리 100m(6위)부터 마라톤(14위)까지 출전했다. JTBC마라톤에도 자주 출전했다. 그와 함께 한국 장애인 육상을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선수위원 출신 홍석만이 떠나 한국 선수 중에선 유일하게 메달권 진입이 기대된다.

유병훈은 "홍석만 선수가 제2의 인생을 위해 떠났다. 세계적인 선수가 그만둬 아쉽지만, 후배들이 성장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기록이 가능하다면 2026 파리 대회까지는 도전하고 싶다. 올해 시카고 마라톤에 참가했는데, 마라톤 전문 선수로 전향할 계획도 새우고 있다. 후배들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유병훈은 대회 6주 전 충돌사고로 무릎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대회 참가를 강행했다. 유병훈은 "엎드려서 바퀴를 굴리기 때문에 경기는 할 수 있다. 지금은 많이 회복됐으나, 부상 기간에 훈련을 많이 하지 못했다. 다리도 달리는 게 아니라 가능하지만, 통증 때문에 힘들었다"고 했다.

하프코스로 이번 대회가 열리면서 올해는 젊은 선수들의 출전이 늘어났다. 3년 전 고교생 신분으로 출전해 9위에 오른 박윤재(22)도 다시 나서는 등 2000년대생 선수만 4명이 달린다. 유병훈은 "바람직한 일이다. 아직 신인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고, 성장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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