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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올해 미사일 44발중 4발만 실패"…높은 성공률 배후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올해 발사한 탄도미사일 44발 가운데 4발만 실패했다는 미국 연구기관의 평가가 최근 나왔다. 대량살상무기(WMD)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미국의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가 비영리기구인 핵위협방지구상(NTI)의 의뢰로 지난 1984년부터 지난 19일까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탑재 중량 500㎏, 사거리 300㎞ 이상) 전량을 분석한 결과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며 지난 9월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실시한 각종 미사일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며 지난 9월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실시한 각종 미사일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뉴스1

CNS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역대 최대인 44발을 시험 발사했다. 이 가운데 4발은 실패, 27발은 성공했으며, 나머지 13발은 성공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 확인된 미사일만 따져 성공률은 약 87%에 이른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성공률은 해가 갈수록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스커드-B형' 미사일로 처음 시험 발사에 나섰던 1984년의 경우 6발 중 3발만 성공했다. 1990년에도 2발 중 1발만 성공하는 등 90년대까지만 해도 성공률은 50%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 이후 성공률이 급격히 높아졌다. 2006년에는 7발 중 6발, 2009년에는 8발 중 7발이 성공했고, 2013년(6발), 2014년(19발), 2020년(9발), 2021년(6발)은 모두 성공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전에 연간 발사 횟수가 가장 많았던 2019년의 경우 27발 중 26발이나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직전 기술적인 문제로 발사하지 못한 미사일 등에 대한 분석은 빠졌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북한의 미사일 체계가 그만큼 안정화해 양산 단계에 들어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이터”라며 “특히 최근 북한이 기존에 시험발사를 완료했던 미사일에 전술핵 탄두를 모의 장착했다고 밝혀 대남 핵 투발 수단을 완성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일각에선 북한의 미사일 기술 안정화에 러시아 기술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5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높은 미사일 성공률은) 북한의 기술력이 뛰어난 게 아니라 러시아 측의 지원 때문일 것”이라며 “북한이 완벽하게 준비한 상태에서 시험 발사한 것을 외부에서 본 것이어서 성공률이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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