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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숙이세요" 그 뒤 '쾅'…대한항공 세부 사고 탑승객들 귀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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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의 활주로 이탈 사고 여파로 현지에 머물렀던 한 승객이 25일 대한항공 대체항공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어머니와 함께 손잡고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스1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의 활주로 이탈 사고 여파로 현지에 머물렀던 한 승객이 25일 대한항공 대체항공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어머니와 함께 손잡고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스1

필리핀 세부 공항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활주로 이탈사고로 세부에 발이 묶였던 체류객들이 2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오후 9시50분쯤 대한항공 대체기를 통해 귀국한 체류객들은 줄지어 인천국제공항 도착 터미널 게이트를 빠져 나왔다. 일부 체류객들은 기다리던 가족과 만나 얼싸 안으며 무사귀환의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어학연수를 위해 필리핀에 머물다 귀국한 A(17)양은 "여객기가 두 번째 착륙을 시도할 때 기체에 큰 충격이 가해졌다"며 "세 번째 착륙 시도 후 창밖을 보니까 비행기가 부서져 있어 놀랍고 혼란스러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A양은 "승무원 지시에 짜라 비상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왔다"며 "어떤 승객은 소리를 지르고 어떤 승객은 '무사히 착륙했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이어 "항공기가 세 번째 착륙할 때 미리 말해줬으면 대비라도 했을 텐데 갑자기 승무원이 '머리 숙이라'고 외쳐 우왕좌왕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30대 남성 B씨도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다가 이날 대한항공 632편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그는 "사고 여객기 착륙 당시 승무원이 갑자기 '머리 숙이라'고 했고 이후 우당탕탕하더니 영화처럼 불빛이 막 왔다갔다 했다"며 "처음엔 승객들이 웃고 떠들다가 갑자기 소리 지르고 울고불고해서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필리핀 세부 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 활주로 이탈 사고 여파로 현지에 체류했던 승객이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사고 당시 상황을 취재진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필리핀 세부 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 활주로 이탈 사고 여파로 현지에 체류했던 승객이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사고 당시 상황을 취재진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23일 필리핀 세부 공항에서 승객 162명과 승무원 11명을 태운 대한항공 여객기가 착륙 후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여파로 세부 공항이 폐쇄됐으며 이 여객기를 이용해 귀국할 예정인 승객이 현지에 머물고 있었다.

정부와 대한항공은 대체기를 파견해 24일 사고로 결항·지연된 진에어, 에어부산 항공편 체류승객 260여명과 대한항공 사고기 관련 체류객 122명을 국내로 수송하기로 했다. 정부는 현장수습과 사고조사를 위해 필리핀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파견한 1차 특별기는 24일 오후 9시56분 필리핀 보홀섬 팡라오 공항에 착륙했다.

1차 특별기에는 국토부 조사관 3명과 감독관 2명, 대한항공 관계자 37명이 탑승했다. 이들은 배편으로 추가 이동해 25일 새벽 2시10분쯤 세부 섬에 도착했다. 그러나 사고 항공기의 견인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고기를 실을 수 있는 대형 크레인이 없어 기체는 활주로 끝 250m 지점에서 이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현지시간) 필리핀 세부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착륙 뒤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AF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필리핀 세부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착륙 뒤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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