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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원 해고 통보’ 푸르밀, 24일 노사간 첫 대화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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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푸르밀이 다음 달 사업종료를 알린 가운데 노동조합은 지난 23일 "오너 경영의 무능함을 전직원들에게 책임 전가하고 있다"며 "(사업 종료는) 비도덕적이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살인 행위"라며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 대구공장 협력사 연합 명의로 내건 현수막. 뉴스1

푸르밀이 다음 달 사업종료를 알린 가운데 노동조합은 지난 23일 "오너 경영의 무능함을 전직원들에게 책임 전가하고 있다"며 "(사업 종료는) 비도덕적이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살인 행위"라며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 대구공장 협력사 연합 명의로 내건 현수막. 뉴스1

다음 달 말로 사업 종료와 전직원 정리해고로 논란이 된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24일 이번 사태 후 첫 노사 간 대화에 나선다. 노동조합이 지금이라도 공개 매각 등 통해 회사를 살릴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는 가운데 사측이 이를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푸르밀 본사에서 만나 이번 정리해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시작하기로 했다. 신동환 대표 등 사측 3명, 김성곤 노조위원장 등 노조 관계자 3명과 고용노동부 소속 근로감독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푸르밀 신동환 대표

푸르밀 신동환 대표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장과 근로감독관은 지난 20일 푸르밀 본사를 방문해 신준호 회장, 신동환 대표와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고용노동부 측은 노조와 대화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득했고, 사측이 이를 받아들였다. 고용부 관계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선 노조와 합의점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협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전문경영인이 물러나고 오너 경영 체제로 바뀐 뒤 회사가 기울어지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사업 다각화와 투자 등 변화를 모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푸르밀은 신동환 대표가 취임한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이후 매년 89억원, 113억원, 124억원으로 영업적자가 불어났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노조는 공개 매각을 통해서라도 회사를 정상화하고 직원들을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3일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직원들은 가정을 유지하고 살고 싶을 뿐”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합법적인 정리해고 선례가 만들어진다면 향후에도 수많은 악용 사례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준호 회장은 앞서 중앙일보 기자와 만나 “우유 산업이라는 게 근본적으로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하는 등 현실적으로 회사를 살릴 방안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노사 간 입장을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은 “우선 대화에 나서지만 사측이 제대로 된 방안을 제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26일 본사 앞에서 상경 투쟁은 예정대로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푸르밀은 ‘비피더스’ ‘검은콩이 들어 있는 우유’ 등을 만드는 유제품 전문기업이다. 지난 17일 대표이사 명의로 전 임직원 350여 명에게 이메일을 보내 다음 달 30일자로 사업을 종료한다고 통보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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