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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당한 소녀, 발엔 의문의 숫자…佛 뒤집은 여행가방 시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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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용 가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12세 소녀 롤라가 살았던 건물 밖에 그를 추모하는 메시지가 적힌 꽃들이 진열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여행용 가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12세 소녀 롤라가 살았던 건물 밖에 그를 추모하는 메시지가 적힌 꽃들이 진열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파리에서 12세 소녀가 성폭행당한 뒤 여행용 가방에서 숨진 채 발견돼 프랑스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18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BBC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프랑스 파리 경찰은 롤라(12)를 살해한 혐의로 알제리 국적의 여성 A씨(24)를 체포했다.

A씨는 롤라를 고문 및 성폭행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가방을 운반하는 데 도움을 준 남성 B씨(43)도 함께 붙잡혔다.

가방은 롤라가 거주하는 파리 북동부 19구의 아파트 마당에서 노숙자의 신고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롤라 손과 발은 묶여 있었고, 목에는 상처가 나 있었다.

부검 결과 롤라는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되며 발에는 0과 1이라는 숫자가 빨간색으로 적혀 있었다. 살해 동기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경찰이 확보한 CCTV에는 지난 14일 오후 3시 15분쯤 롤라가 A씨와 함께 집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후 약 2시간 후 A씨가 롤라의 시신이 발견된 여행용 가방을 끌고 건물 밖을 나서는 모습도 담겼다. B씨는 A씨가 가방 옮기는 것을 도왔다.

경찰은 A씨가 특정 혐의를 인정했다가 부인하는 등 상반된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검사의 진술에 따르면 A씨는 롤라가 거주하는 건물에 있는 여동생의 집으로 데려가 샤워를 시킨 뒤 성폭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경찰 진술에서 장기밀매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수사 초기에 한 목격자가 이를 범행 동기로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B씨는 여행용 가방 2개와 플라스틱 상자를 옮기는 걸 도왔다고 시인했다.

해당 사건은 프랑스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다. 특히 A씨가 지난 8월, 30일 이내에 프랑스를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극우파에서는 해당 사건을 프랑스 이민 정책의 실패 사례로 들었다.

지역 주민들은 롤라가 거주하던 아파트 앞에 꽃과 편지를 두며 추모했다. 두 아이를 둔 아버지는 현지 매체에 "이제 이웃에 있는 누구도 믿을 수 없다"고 말했으며, 아들을 둔 한 어머니는 "앞으로 아들이 하교할 때 항상 동행할 것"이라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롤라의 부모를 만나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사건과 관련해 지원을 약속했다. 부인 브리지트 여사도 "참을 수 없게 비극적인 일"이라며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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