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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면세점 개점, 대륙 ‘큰 손’ 빨아들이는 이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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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중국 면세업계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두었다. 특히 중국 당국의 규제 완화와 파격적인 정책 지원 덕분에 하이난(海南) 면세점의 매출과 글로벌 위상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러한 가운데, 오는 10월 말 하이난 하이커우(海口)에 세계 최대 규모 면세점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져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사진 界面新闻]

[사진 界面新闻]

지난달(9월) 말, 중국면세그룹(中免集团·CDF)은 ‘CDF 하이커우 글로벌 면세점’을 오는 10월 28일 개점한다고 밝혔다. 하이난 하이커우시 서해안에 들어서는 이 면세점은 총 건축면적 93만 제곱미터로, 단일 면세점 기준,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호텔과 상업시설이 함께 들어서며, 면세점 전용 부지만 28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DF 위챗 공식 계정에 따르면, 하이커우 면세점에는 발렌시아가, 프라다, 페라가모, 베르사체 등 유수의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입점을 앞두고 있다. 카르띠에, 부쉐론, 피아제 등 시계 및 쥬얼리 브랜드도 들어선다.

그 밖에 면세점 업계에서 주력 제품군으로 통하는 향수&화장품 코너도 3만 제곱미터의 규모로 마련, 일상적인 뷰티 제품 판매 외에 메이크업 클래스 등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사진 界面新闻]

[사진 界面新闻]

현재 샤오훙수(小红书)나 웨이보(微博) 등 SNS 플랫폼에서 하이커우 면세점에 대한 홍보가 대대적으로 진행 중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기존 하이난 싼야(三亚) 면세점 입점 브랜드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하이커우 면세점에서도 루이비통, 샤넬 등 소위 ‘탑(Top)급’ 명품 브랜드를 여전히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수년간, 중국 하이난은 당국의 정책적 지원 하에 세계적인 면세점 천국으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 실시된 중국의 새로운 전자상거래법(电商法)과 코로나 19의 여파로 중국의 보따리상(일명 ‘다이꿍’)이 한국 면세점을 떠난 시기, 하이난 면세점은 자국민에 대한 규제 완화 정책에 힘입어 급속도로 성장했다. 특히 내국인 1인당 면세 구매액 한도를 대폭 상향 조정한 것이 방문객 유치 및 매출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이 덕분에 CDF의 지난 2년간 실적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다만, 올해 코로나 재유행의 여파는 피해가지 못했다.

CDF의 재무보고서 통계에 따르면, 2022년 CDF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17% 줄어든 276억 5100만 위안(약 5조 5050억 3759만 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모회사 귀속 순이익)도 39억 3800만 위안(약 7840억 1642만 원)으로 26.49% 감소했다.

[사진 头条@财经早餐]

[사진 头条@财经早餐]

코로나19 여파를 극복하기 위해, CDF는 확장 전략을 택했다. 올해 상반기 항저우(杭州) 샤오산(萧山) 국제공항 및 ‘디중하이(地中海)’ 크루즈 면세점 경영권을 각각 낙찰받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하이난 섬 면세점이 CDF그룹 매출의 핵심임은 변함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번 하이커우 면세점 개점은, 이미 포화 상태에 들어간 싼야 지역의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전까지 CDF의 면세점은 하이난 싼야에 집중됐었다. 이번에 거금을 투자해 하이커우에 대형 면세 쇼핑센터를 개설하는 것은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의 일환인 셈이다.

중국 현지 매체 제몐(界面)신문은 “그렇다고 해서 하이커우가 싼야의 위상을 위협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하이커우와 싼야는 같은 하이난 섬에 있는 도시이지만 차이가 극명하다.

싼야는 중국의 인기 관광도시이지만, 상업 발전 수준은 아직 높은 편이 아니다. CDF를 비롯한 면세점이 싼야에 쇼핑센터를 연 것은 관광객에게는 면세 서비스를, 현지인에게는 일상 쇼핑 장소를 제공하려는 목적이었다.

반면, 하이커우 관광지의 분위기는 싼야에 비해 덜하다. 대신, 정가로 판매하는 중고가 쇼핑센터를 이미 보유한 도시다. 입점 브랜드가 비슷하다면, 관광객들은 싼야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입점 브랜드의 차별화가 없다면, 하이커우 면세점의 입지가 애매해지는 이유다.

[사진 头条@财经早餐]

[사진 头条@财经早餐]

한편, 하이커우 면세 시장의 경쟁도 갈수록 가열되는 추세다. CDF를 비롯해  선전면세그룹(深免集团)과 LVMH(LVMH 모엣 헤네시·루이 비통) 계열 면세업체 DFS도 하이커우에 면세점 개설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 백화점 업체 왕푸징 그룹(王府井集团)도 하이커우 하이컨 광장(海垦广场)을 면세 판매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글로벌 면세점 천국으로 떠오른 하이난섬, 세계 최대 규모 면세점 개장을 앞두고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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