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구 언론 “시 주석, 제왕의 자리에…독재 인한 장기적 불확실성 커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제20차 당대회를 통해 3연임을 보장받겠지만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외신과 해외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BBC는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경제 부흥을 추구했지만 현재 경기 침체와 부동산 위기, 청년 실업과 제로 코로나와 같은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또 시 주석이 이번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을 긍정적으로 자평했으나, 중국 국민과 경제에 가혹한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미국 CNN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시 주석이 집권한 지난 10년 동안 중국 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에 처했다”며 “2020년 말부터 시작된 중국 민간 부문에 대한 전면적인 단속과 ‘제로 코로나’ 정책은 경제와 고용시장에 큰 타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이날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포기를 절대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과 관련, 대만 전문가인 호주 국립대의 웬티성 객원교수는 “이전까지 중국이 대만의 독립 움직임을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 통일을 촉진하는 다음 단계로 이동했다”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미국 정치인들의 대만 방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만 방어 발언 등과 관련된 중국 정부의 긴박감이 반영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대만 담강대 장우예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강대국 경쟁에 돌입하면서 중국은 대만 문제에 대한 외부 개입으로 간주되는 것에 반격하는 데 점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 주석이 2012년 집권했을 당시 중국의 정치 체제가 개인 통치에서 체계적인 집단지도체제로 진화했다는 신호로 여겨졌지만, 시 주석은 기대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WP는 “시 주석은 집권 후 끝없는 기강 확립에 나섰고, 인권운동가들을 탄압했다”며 “그의 통치하에서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로 불리는 중국의 공세적 외교는 국제적인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번 당대회와 관련해 “시 주석이 제왕의 자리에 다다르는 순간”이라며 “시 주석의 통치를 강화하고 연장하는 한편 독재로 인한 장기적 위험성도 가중시켰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의 정치분석가 우촹은 NYT에 “시 주석의 권력이 도전할 수 없는 수준까지 커진 것이 확실하다”며 “시 주석의 통치 아래서 우리는 상당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