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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위기?…IMF "中 부동산업체 45% 돈 벌어 빚 못갚아"

중앙일보

입력

중국 부동산은 1998년부터 20년간 중국 경제를 이끄는 엔진 역할을 해 왔으나 최근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부동산은 1998년부터 20년간 중국 경제를 이끄는 엔진 역할을 해 왔으나 최근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부동산 시장에 ‘침체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부동산 업체의 절반 가까이는 돈을 벌어도 빚(원리금)을 갚지 못할 정도로 부실 상태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개발업체가 무너지면 그 여파가 금융권으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IMF의 세계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자산 기준으로 볼 때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45%가 이익으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체 가운데 20%는 미분양 아파트 등 재고 자산 평가액을 최근 시세로 재조정할 경우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선(先)분양을 통해 주택 매수자로부터 분양대금을 먼저 받고 이 돈으로 공사를 진행한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자 대출이 어려워지고 분양대금 수입마저 급감하자 부동산 개발업체의 유동성 경색이 심각해지고 있다.

여기에 ‘모기지 보이콧’까지 확산하면서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모기지 보이콧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건설대금 미지급으로 공사 중단이 이어지자 분양 대금을 내고도 주택을 받지 못한 아파트 수분양자들이 주택담보대출 상환을 거부하는 상황을 말한다. 7월 초부터 시작된 상환거부는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위니드홈(WeNeedHome) 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중국 119개 도시, 343개 프로젝트에서 모기지 상환 거부 운동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면 은행과 같은 금융 시스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IMF에 따르면 중국 은행권의 전체 대출 중 개발업체에 대한 대출 비중이 8%고, 주택담보대출자에 대한 대출이 20%에 이른다. IMF는 “미완성 주택 재고가 많고 재정이 취약한 지방은행은 부동산 업체가 파산하면 신용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각종 조치를 내놓았다. 최근 중국 중앙정부는 약 24개 도시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도록 허용했다. 금융당국은 국영 은행들에 6000억 위안 이상의 자금을 부동산업계에 지원하도록 했다. 베이징시는 집을 판 지 1년 이내에 새집을 사는 사람들에게 세금 혜택을 제공한다.

일련의 대책에도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차이나인덱스홀딩(CIH)에 따르면 부동산 거래 성수기인 국경절 연휴(10월 1∼7일) 주요 20개 도시의 주택 거래는 1년 전보다 38% 줄어들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중국 70개 주요 도시 신규주택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0.29% 하락했다. 12개월 연속 하락세다.

블룸버그는 최근 “1년 6개월 동안 중국 부동산 시장이 끝없는 고통을 견뎌왔지만, 지금까지 그 어떤 조치도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무너지는 주택 거품은 몇 년 동안 중국 경제를 뒤흔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은 중국 내수경제의 핵심이다. 부동산 버블(거품)이 꺼지면 중국 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산업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25%를 차지한다”며 “지방 세수에 차지하는 비중(20%)도 크고 은행권 대출의 25%가 부동산 대출”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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