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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시치 빠지니, 손흥민 원맨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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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토트넘 손흥민이 유럽 챔피언스리그 프랑크푸르트전에서 환상적인 왼발 발리골을 터트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 손흥민이 유럽 챔피언스리그 프랑크푸르트전에서 환상적인 왼발 발리골을 터트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블리(lovely‧멋진)골이다.”

영국 BBC스포츠는 손흥민(30‧토트넘)의 월드클래스급 '발리 골’을 이렇게 소개했다.

13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토트넘과 프랑크푸르트(독일)의 경기. 2-1로 앞선 전반 36분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의 크로스를 손흥민이 왼발 논스톱 발리골로 연결했다. 골키퍼를 얼음으로 만든 강력한 슈팅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공이 정확히 왔고 발리슛이 유일한 선택지였다”고 밝혔다.

앞서 0-1로 뒤진 전반 20분 손흥민은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3년 만에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터뜨렸다. 침투 패스를 찔러준 해리 케인과 50번째 골을 합작했다. 손흥민은 팔에 채워진 검은색 완장을 하늘로 들어 올렸다. 최근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벤트로네 피지컬 코치를 추모하는 세리머니였다. 멀티골 뿐만 아니라 손흥민은 후반 14분 프랑크푸르트 투타의 퇴장을 이끌어냈다. ‘원맨쇼’를 펼친 손흥민은 후반 41분 기립박수를 받으며 교체됐다.

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손흥민. 사진 토트넘 인스타그램

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손흥민. 사진 토트넘 인스타그램

토트넘은 이날 3-2 역전승을 거두며 D조 1위(2승1무1패·승점7)에 올라섰다. UEFA는 손흥민을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았고, 손흥민의 발리 골을 이주의 골로 선정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양팀 최고인 평점 9.1점을 줬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도 최고평점 9점을 주며 “퇴장 당한 투타에게 악몽을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프랑크푸르트의 ‘일본인 듀오’ 카마다 다이치와 하세베 마코토가 이날 선발 출전했는데 손흥민은 ‘미니 한일전’에서도 판정승을 거뒀다.

손흥민(가운데)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왼쪽 윙백 세세뇽(왼쪽).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가운데)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왼쪽 윙백 세세뇽(왼쪽).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은 올 시즌 13경기에서 5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이 공격 포인트를 올린 4경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왼쪽 윙백에 라이언 세세뇽(22‧잉글랜드)이 선발 출전했다는 것이다. 세세뇽이 선발로 나선 6경기에서 손흥민은 5골-2도움을 기록했다. 반면 이반 페리시치(33‧크로아티아)가 선발 출전한 7경기에서 손흥민은 0골-0도움에 그쳤다.

올 시즌 인테르 밀란에서 가세한 페리시치는 공격 성향이 강한 왼쪽 윙백이다. 앞선 경기들에서 페리시치는 윙어처럼 깊숙이 침투해 왼쪽 윙어 손흥민과 자주 동선이 겹쳤다. 히트맵(지역별 활동량을 온도로 표시한 지도)을 보면 페리시치가 나오면 손흥민은 중앙을 오가며 마치 수비형 미드필더처럼 뛰어야 했다.

이날 페리시치가 결장한 가운데 풀타임을 뛴 세세뇽은 왼쪽 풀백처럼 내려와 수비했다. 역습 찬스에서 손흥민 특유의 스피드와 수비 뒷공간 침투가 살아났다. 히트맵은 공격 쪽, 페널티 박스에서 더 뜨거웠다. 발리 골 장면에서 세세뇽이 수비를 끌고 간 덕분에 손흥민이 노마크에서 벼락같은 슛을 때릴 수 있었다.

한편 나폴리(이탈리아) 김민재(26)는 홈에서 열린 조별리그 A조 아약스(네덜란드)전에서 팀의 4-2 승리에 기여했다. 아미르 라흐마니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민재는 파트너(주앙 제수스)를 바꿔 출전했다. 수비 위치도 왼쪽 센터백이 아닌 오른쪽 센터백으로 나왔다. 그런데도 걷어내기 6회 등을 기록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4연승을 달린 A조 1위 나폴리는 16강행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손흥민 파트너? 페리시치보다 세세뇽

왼쪽 윙백 페리시치 선발: 손흥민 7경기 0골 0도움
왼쪽 윙백 세세뇽 선발: 손흥민 6경기 5골 2도움

8월 EPL 사우샘프턴전 1도움
9월 EPL 레스터시티전 3골
10월 EPL 브라이턴전 1도움
10월 UCL 프랑크푸르트전 2골
※공격포인트 올린 4경기 모두 왼쪽 윙백 세세뇽이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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