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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외환보유고 감소율, 금융위기때와 비교 안되게 적어”

중앙일보

입력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가존클라우드에서 열린 벤처기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가존클라우드에서 열린 벤처기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급감한 것에 대해 “줄어든 비율로 보면 금융위기 때와 비교가 되지 않게 상대적으로 낮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환시장에서 심리적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거나 변동성이 있을 때 시장 안정을 위해 당국이 대응하는 과정에서 외환보유고의 감소가 있었다”며 이처럼 밝혔다.

앞서 이날 한국은행은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4167억7000만 달러로 한 달 전보다 196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고 밝혔다. 세계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10월(274억 달러) 이후 1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추 부총리는 “금융위기 이후 최대라고 했는데, 규모 면에서는 그럴 수 있으나 그사이 우리 외환보유고가 많아져서 4300억 달러가 넘는 수준에서 196억 달러 줄어드는, 비율로 보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해 “외환·금융은 시장의 수급에 따라서 움직이는 게 지극히 자연스러운, 정상적인 상황이고, 대내외 변수에 따라 심리적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 당국이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시장도 역시 그 역할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 감소폭이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에 이르며 일각에서 제기된 외환위기 우려에 대해선 “접촉한 국제기구, 신용평가사, 국내외 여러 전문가의 얘기를 종합하면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말씀을 대신해서 전한다”고 선을 그었다.

추 부총리는 올해 8월 한국의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관측하며 “9월에 상대적으로 무역수지 적자폭이 많이 줄어서 9월에는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서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밝혔다. 무역수지는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경상수지는 7월 10억9000만 달러 흑자였지만, 아직 발표되지 않은 8월 지표에선 적자를 볼 것이란 얘기다. 이렇게 되면 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함께 적자가 되는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한다.

그는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하고 위기의 단초가 되는 것 아니냐고 많이 걱정하시는데,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 흑자가 연간 30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서 걱정하지 않는다”며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적자의 가장 큰 요인인데, 에너지 부문을 들어내고 보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에 경상수지 흑자 구조를 더 공고히 하기 위해서 상품·서비스 부문별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에너지 부문의 과다한 수입에 따른 부분도 구조적 변화를 일으킬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추 부총리가 ‘10월이 정점’이라고 언급했던 고물가 상황에 관해선 “(산유국의) 감산 발표가 있긴 했지만, 다시 국제유가를 가파르게 올리는 요인이 될지 아니면 현재 보이는 하향 추세로 갈지 지켜봐야 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상황이라든지 대외에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돌발 변수로 나타나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10월 전기·가스요금의 일정 부분 인상은 예정돼 있어서 10월 물가 정점에 대한 전망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제일 관심사이자 정책 무게가 밥상물가,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두고 있어서 시간이 가면서 국민 시름을 덜어드릴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높은 물가상승률과 낮은 경제성장률이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도 “경제하는 전문가 입장에서 그렇게까지 하는 건 조금 과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올해 전망한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고강도 금융 긴축의 영향으로 선진국 경기의 둔화 전망이 많아지고 중국이 현재 저성장에서 얼마나 회복할지 등이 중요 변수가 돼서 오히려 올해보다 내년에 (경제성장이) 둔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가 2.6%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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