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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추모행렬 "30시간 대기할 수도"…런던 호텔비 40% 치솟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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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13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으로 향하고 있다. 여왕의 관은 14일 웨스트민스터 홀로 안치되며, 이날 오후 5시부터 나흘간 일반에 공개된다. AFP=연합뉴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13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으로 향하고 있다. 여왕의 관은 14일 웨스트민스터 홀로 안치되며, 이날 오후 5시부터 나흘간 일반에 공개된다. AFP=연합뉴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14일(현지시간) 일반에 공개되는 가운데, 조문까지 최대 30시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BBC방송·텔레그래프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여왕의 관이 공개되는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 앞으로 전날 오전부터 시민들이 몰리면서다.

영국 시민들은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여왕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 위해 밤을 새워 줄을 섰다. 줄 맨 앞에 선 마이클 다빌(85)은 BBC에 "새벽 2시부터 내린 비로 방수포를 덮고 있었지만, 캠핑용 간이 의자는 빗물에 홀딱 젖어버렸다"면서도 "여왕은 나에게 영원한 전설로 남을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19일 장례식까지 최대 100만 명이 웨스트민스터 사원 일대에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영국 정부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날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조문 보안 지침과 추모 대기 행렬 동선 등을 공개했다.

영국 시민들이 14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버킹엄궁을 나와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하는 길목인 더몰 거리에 나와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시민들이 14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버킹엄궁을 나와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하는 길목인 더몰 거리에 나와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입장하는 추모 대기 동선은 램버스 교를 건너 템스 강을 따라 사우스워크 공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일단 대기 행렬에 선 시민들은 번호가 매겨진 손목 밴드를 착용하게 된다. 손목 밴드는 양도할 수 없으며, 행렬 이동 중 영국 정부 측의 본인 확인이 수시로 이뤄진다. 영국 정부는 대기줄 근처의 화장실·응급 처치소·식수대 등 각종 시설 위치도 알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추모 행렬은 최대 7.5㎞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최대 30시간 대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장시간 대기가 예상되는 만큼 우산이나 선크림, 휴대전화 보조 배터리 등을 챙길 것을 조언했다. 또 군중이 몰리면서 대중교통이 지연되거나 인근 도로가 통제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13일 오후 7시쯤 런던에 도착한 여왕의 관은 14일 오후 2시 22분에 버킹엄궁을 떠나 웨스트민스터 홀에 안치되며, 이날 오후 5시부터 19일 오전 6시 30분까지 일반에 공개된다. 추모객들은 왕실 깃발로 덮인 채 홀 중앙 관대(catafalque)에 놓인 여왕의 관 앞을 줄 서서 지나가며 조의를 표하게 된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영국 정부 지침에 따르면 웨스트민스터 사원 입장 시 조문객들은 공항 출입국 심사에서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것과 유사하게 소지품 검사 등을 받게 된다. 1인당 작은 가방 한 개만 소지가 허용된다. 사원 내에선 적절한 옷차림으로 정숙하게 행동해야 한다. 카메라와 휴대전화도 사용할 수 없다.

때아닌 특수 맞은 런던 관광업계

영국 전역과 전 세계에서 추모객들이 몰려들면서 런던 관광 업계는 때아닌 특수를 맞았다. 블룸버그통신과 여행 웹사이트 '트리바고'에 따르면 오는 19일 여왕의 국장을 앞둔 이번 주말 런던 호텔 객실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보다 39.5% 올랐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30% 오른 가격이다.

특히 국장이 엄수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근처의 특급 호텔 객실은 못 구하는 상황이다. 호텔 예약 플랫폼 '호텔 플래너'의 팀 헨쉘 최고경영자(CEO)는 "16일 예약 객실부터는 통상 금액의 2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예약자의 60% 이상은 외국인 방문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시민들이 14일 여왕의 관 일반 공개를 기다리며 캠핑용 간이 의자 등을 펴놓고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시민들이 14일 여왕의 관 일반 공개를 기다리며 캠핑용 간이 의자 등을 펴놓고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런던행 항공료도 치솟았다. 여행 스타트업 '호퍼'의 데이터에 따르면 15일 미국에서 출발하는 런던행 왕복 항공권의 평균 가격은 1120달러(약 155만 원)로 추산됐다. 통상 대서양 횡단의 왕복 항공 가격은 710달러(약 98만 원)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은 "경제 위기 속 도시 관광 산업에 잠재적인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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