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80㎞ 국경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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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인도 방문을 코앞에 두고 양국이 한바탕 설전을 치렀다. 국경 문제 때문이다.

쑨위시(孫玉璽) 인도주재 중국대사는 13일 인도 CNN-IB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가 중국 영토라고 주장했다. 쑨 대사는 군사적 요충지인 타왕을 비롯한 주 전체 9만㎢가 전통적으로 중국 영토였으나 인도가 강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프라납 무케르지 인도 외무장관은 "대사로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받아쳤다.

싱 아루나찰프라데시 주지사도 중국 정부에 즉각 쑨 대사를 소환할 것으로 요구했다. 인도 정부는 한 술 더 떠 중국 측이 카슈미르 아커샤친 지구 3만3000㎢를 강점하고 있다며, 이번 후 주석 방문 시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국 국경 문제가 얼마나 해결하기 어려운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과 인도는 3380㎞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중 히말라야 독립국인 부탄 부근 2000㎢를 포함, 모두 12만5000㎢의 국경 지역은 영유권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의 절반 면적에 해당하는 땅이다. 이 때문에 두 나라는 1962년 전쟁까지 치렀다. 이후 지금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특별대표회담을 열었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중국 측은 서부 국경에 한해 인도에 양보할 뜻을 비추며 탄력성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도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동부의 프라데시주를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군사적으로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인도의 익스프레스지는 최근 "양국 경제관계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국경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양국 입장 차이가 워낙 커 이번 후 주석 방문에서도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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