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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풍운아…中 커피 시장 제대로 저격한 ‘캐나다’ 국민 커피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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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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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커피 시장에 다시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8월 18일 미국 증권감독위원회는 캐나다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팀홀튼차이나가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형태로 나스닥에 상장한다고 밝혔다.

‘팀홀튼(Tim Hortons)’은 커피와 도넛을 판매하는 캐나다의 국민 커피 브랜드다. 팀홀튼의 캐나다 시장 점유율은 약 54%로 캐나다 커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전 세계 미국, 영국, 중동 등 14개국을 포함해 약 530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캐나다 매장은 3535개다. 팀홀튼은 글로벌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중심 타깃은 중국이다. 팀홀튼은 향후 10년 이내에 중국에 1500개의 매장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9년 상하이에 처음 상륙한 팀홀튼은 현재 중국에 약 450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상륙 후 팀홀튼의 중국 내 매출은 지속해서 상승했는데, 초기 5725만 위안(약 114억 2천만 원)에서 6억 4천만 위안(약 1276억 6천만 원)까지 무려 열 배 이상 올랐다.

팀홀튼은 중국 시장을 어떻게 사로잡았을까

팀홀튼이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캐나다 ‘국민 커피’라는 브랜드 효과가 주효했다. 팀홀튼은 현재 캐나다에만 3천 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스타벅스는 1천 개도 채 되지 않는다. 또 스타벅스가 ‘제3의 공간’을 통해 핵심 경쟁력을 키우려는 것과 달리 팀홀튼은 커피 맛과 가성비, 침투율 등에 더 집중하고 있다.

팀홀튼은 지역 조건과 캐나다의 희소한 인구 특성을 기반으로한 프랜차이즈 모델로, 값싸고 맛있는 커피와 베이킹, 스낵을 제공한다. 이들은 시장 장악을 위해 주유소, 공항, 휴게소 등으로 매장 입지를 확장했다. 팀홀튼 공동창업자 론 조이스는 “만약 당신이 캐나다 어느 고속도로를 횡단하고 있든지 30분 이내에 팀홀튼을 발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視覺中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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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전략으로 팀홀튼은 캐나다 커피 시장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캐나다 시장의 막강한 영향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적지 않은 명성을 가져다주었다. 영국의 권위 있는 브랜드 평가 기관인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25개 레스토랑 브랜드’ 순위에서 팀홀튼은 수년째 명단에 올랐다.

중국 시장에서도 팀홀튼은 같은 전략을 고수한다. 팀홀튼차이나의 커피 한 잔 가격은 15~30위안이다. 이는 스타벅스보다 낮은 가격대로 중국인들에게 가성비로 통한다. 또 최근 주유소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중국 석유업체인 시노펙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커피를 판매하거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 팀홀튼차이나는 시노펙의 자회사인 주유소 전문 편의점 시노펙 이지조이(Sinopec Easy Joy, 中石化易捷)와 협력하여 매장에 소규모 팀홀튼 카페를 열고 편의점에서 판매할 즉석커피를 공동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체인경영협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시노펙 이지조이 편의점 수는 2만 8200개로 중국 최대 편의점 체인이다. 전문가들은 팀홀튼과 시노펙과의 합작으로 캐나다에서의 급속한 확장을 재현해 중국에서의 브랜드 파워를 크게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팀홀튼 차이나는 중국 상륙 1년 만에 100호점을 냈다. [사진 팀홀튼차이나]

팀홀튼 차이나는 중국 상륙 1년 만에 100호점을 냈다. [사진 팀홀튼차이나]

두 번째 이유는 시의적절한 진출이다. 팀홀튼차이나는 중국 내에서 풍운아(風雲兒)로 통한다. 
중국의 커피 시장은 “낮은 보급률 - 시장 성장 - 커피 중독”에 이르는 성장 곡선을 그려왔다. 현재 중국 시장은 ‘커피 중독’에 이르는 단계다. 중국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인 어러머(餓了么)가 발표한 〈2022 중국 커피 산업 백서〉에 따르면 2021년 중국 커피 산업 시장 규모는 3817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7.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까지 중국 커피 시장 규모는 1조 위안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중국 내 스타 브랜드 기업의 실적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판 스타벅스라 불리는 루이싱커피의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순이익은 79억 6500위안(약 1조 6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97.5% 증가했다. 미국 외 회계 기준에 따른 4분기 영업 손실은 2360만 위안으로 2020년 같은 기간 3억 6900만 위안의 손실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중국인의 커피 사랑이 심화할수록 팀홀튼차이나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팀홀튼차이나는 중국 공략 초기 “10년 내 150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했지만, 빠른 성장으로 “2026년까지 2750개 매장 증설”로 목표를 변경했다.

[사진 팀홀튼차이나]

[사진 팀홀튼차이나]

또 중국 자본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이는 팀홀튼 차이나가 나스닥에 상장할 수 있는 주요 저력 중 하나다. 중국 기업 정보 사이트 치차차(企查查)에 따르면 2020년~2022년 초 팀홀튼차이나는 총 네 차례에 걸쳐 자금 조달을 완료했다. 그 배후에는 텐센트, 세콰이아 차이나, 이스턴벨캐피탈(Eastern bell Capital, 鼎本) 등 중국의 대형 기관이 존재한다.

자료에 따르면 텐센트는 팀홀튼차이나 지분의 14.9%, 세콰이아는 11.4%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팀홀튼의 지분은 약 8.6%에 불과하다. 금전적인 부분 외에도 비즈니스 부문에서의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텐센트의 경우 위챗에 팀홀튼차이나 미니앱(小程序, 샤오청쉬)을 두고 있으며 텐센트 뮤직, 텐센트 공익 플랫폼, 텐센트 e스포츠 플랫폼과 팀홀튼의 협업이 자주 이루어진다.

[사진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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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곳곳에 존재한다. 중국 커피 시장은 이제 ‘레드오션’으로 통한다. 중국 우체국부터 주유소, 스포츠 웨어 브랜드까지 모두 커피 시장에 뛰어들었다. 팀홀튼은 가격 면에서 스타벅스, 코스타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고 가성비를 중시하지만, 중국 시장엔 이미 가성비를 중시하는 커피 브랜드가 넘쳐난다. 또 팀홀튼차이나는 캐나다 전략인 ‘커피 + 따뜻한 음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해당 상품은 중국 커피 브랜드 대다수가 출시한 상품군이다.

팀홀튼차이나를 찾는 소비자가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의 상품군에 대한 소비자 평가는 양극화가 심하다. 브랜드가 어느 정도 화제성을 갖춘 배경에서 충성 소비자를 모을 수 있는 제품을 모색하는 것이 현 단계에서 직면한 또 다른 도전이다.

이와 함께 손실의 악순환에 빠졌다. 팀홀튼차이나 투자 설명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의 순손실은 각각 8782만 8000위안, 1억 4천만 위안, 3억 8천만 위안으로 기록됐다. 전문가들은 팀홀튼차이나는 초기 단계와 규모에서 루이싱커피의 경로를 따르고 있으며 정제된 운영을 통해 이익 마진을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팀홀튼차이나가 레드오션으로 전락한 중국 시장에서 날개를 활짝 펼 수 있을지, 캐나다 국민 커피의 명성을 중국에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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