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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中서열 3위에 "시진핑과 회담 기대"...가스관 추진도 착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5~1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대면 회담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7일 중국 권력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리 위원장은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했다. 그는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상무위원급으로 이뤄진 첫 해외 순방 목적지로 러시아를 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월 4일 정상회담 했을 당시의 모습.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월 4일 정상회담 했을 당시의 모습. AP=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양국 관계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시 주석과의 만남에 기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중·러 밀착 행보..."구체적 의제 담아 회담"

NYT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과의 경제적 관계 단절은 러시아가 경제를 아시아, 특히 중국 중심으로 빠르게 방향 전환을 하게 했으며 푸틴에게 시 주석과의 만남이 특히 중요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두 정상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2월 4일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을 당시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이번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대면 만남이 된다.

CNN에 따르면 이날 안드레이 데니소프 주중 러시아 대사도 언론에 "다음 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SCO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별도의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양국이 구체적인 의제를 담은 진지하고, 본격적인 회담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중국을 떠나지 않은 시 주석과 푸틴의 대면 회담은 서방 주도의 세계 질서에 반대하는 중·러 동맹에 상징성을 더 부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중국의 권력 서열 3위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중국의 권력 서열 3위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행 가스관도 "진전"..."中, 러에 공급국이자 구매국"   

이번 동방경제포럼에선 러시아 시베리아의 천연가스를 유럽 국가 대신 중국에 공급하는 가스관 건설에 관한 논의도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은 질의응답 시간에 "모스크바와 베이징이 새로운 파이프라인의 주요 사안에 관해 합의했다"며 "우즈베키스탄에서 시 주석과 파이프라인이 통과할 몽골의 대통령과 별도의 회담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중국 친구들과의 협상은 어렵지만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이며 시장은 거대하다"고 말했다.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그가 말한 중·러 천연가스관은 '시베리아의 힘2'로, 2024년 착공 및 2027~2028년 가동 계획이 나온 바 있다. 앞서 러시아는  2019년부터 시베리아에서 중국으로 이어지는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약 3000㎞)을 통해 중국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러시아와 중국은 가스 대금을 미국 달러 대신 양국의 루블화와 위안화로 대체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철수한 러시아에서 자동차부터 스마트폰까지 모든 것의 '공급국'이자 더 이상 서구에서 수요가 없는 러시아 에너지의 '구매국'으로서 러시아가 절실히 필요한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시진핑, 3연임 확정 앞두고 해외 순방 나서나 

시 주석이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첫 해외 순방지로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를 택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CNN은 "시 주석이 자신의 일대일로( 一帶一路, 원 벨트 원 로드) 구상을 부각시키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시 주석은 지난 2013년 카자흐스탄에서 '실크로드 경제 벨트'를 처음 제창했다.

그가 3연임을 확정 지을 중국공산당 제20차 당 대회(오는 10월)를 불과 몇 주 앞두고 해외 순방에 나선 데 대해 싱가포르국립대의 알프레드 우 교수는 "지도자로서 자신감과 힘의 과시로 해석될 수 있다. 세 번째 임기의 인사 배치까지 대부분 결정이 내려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이 SC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할지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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