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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드론 격추한 대만 “거듭된 경고 끝에 나온 적절한 대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쑤전창 대만 행정원장(총리)은 2일 최근 대만군의 중국 무인기(드론) 격추에 대해 “적절한 대응이었다”며 중국의 자제를 촉구했다.

지난 6일 대만 진먼다오에 주둔한 대만군이 섬 상공에 진입한 중국 드론에 신호탄으로 경고 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 대만 자유시보 캡처

지난 6일 대만 진먼다오에 주둔한 대만군이 섬 상공에 진입한 중국 드론에 신호탄으로 경고 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 대만 자유시보 캡처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쑤 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만군은 반복적으로 “침범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냈다면서, 그런데도 “경고를 무시했기 때문에 자위 차원에서 총을 쏠 수밖에 없었다. 거듭된 제지와 경고 끝에 나온 가장 적절한 대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절대 도발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땅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일을 할 것”이라며 중국은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쑤 원장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만은 중국의 하나의 성(省)으로, 이른바 총리라는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나는 당신이 말한 상황을 알지 못한다”며 “대만 당국이 긴장을 과장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대만의 긴장은 최근 들어 조금씩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만행을 강행했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이 미국으로 돌아간 후 대만을 봉쇄하는 군사 훈련을 했다. 중국은 훈련을 마친 후에도 대만 해협 중간선 무력화 시도를 이어가면서 드론을 통한 도발에 나서고 있다.

당초 대만은 경고음과 방송 등 비물리적인 방법을 통해 드론을 쫓아낼 계획이었다. 중국 드론을 향해 돌팔매질을 하는 영상이 공개돼 무기력한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중국의 도발이 계속되자 대만은 지난달 28일에는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도 지난달 30일 중국과의 대치 최전선인 펑허 섬 군 기지를 찾아 “적시에 강력한 조처를 해 중국공산당 무인기를 제압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공개했다. 대만군은 지난달 31일 진먼 인근 섬에 잇따라 날아든 중국 민간 드론 3대에 실탄 방어 사격을 했으며, 지난 1일 정오 진먼섬 부속 스위 섬에 날아든 정체불명의 민간용 드론에 사격을 가해 격추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1일 제68회 군인절 관련 행사에서 “우리가 다툼의 빌미를 만들지 않겠지만 (이것이) 반격을 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국이 지난달 초 군사훈련을 벌인 이후 무인기를 이용한 회색지대 전술과 대만의 민심을 흔들려는 인지전을 결합해 지속적인 위협과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색지대 전술은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나 민간을 활용해 도발하는 전술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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