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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홀서 분 찬바람에 움츠러든 증시...코스피ㆍ코스닥 2% 넘게 하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불어온 찬바람에 국내 증시도 바짝 움츠러들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2% 넘게 하락하며 장을 마쳤고, 대장주 삼성전자도 다시 '5만전자'로 내려앉았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18% 하락한 2426.89, 코스닥은 2.81% 하락한 779.89로 마감했다. 뉴스1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18% 하락한 2426.89, 코스닥은 2.81% 하락한 779.89로 마감했다. 뉴스1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8% 내린 2426.89에 마감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정점에 다다랐다는 기대감에 전 거래일까지 사흘 연속 올랐지만, 하루 새 사흘간의 상승 폭을 반납했다.

이 같은 국내 증시 흐름은 26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투자 심리를 위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당시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또다시 비정상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2%에 가까운 물가상승률을 기록할 때까지 고강도 긴축 행보를 멈추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로 인해 뉴욕 3대 증시는 모두 3%대로 폭락했고, 국내 증시 역시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63억원·5587억원어치를 순매도 한 반면, 개인은 599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가 2.33% 내려 '5만전자'로 떨어지는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다수가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1.29%)과 SK하이닉스(-2.73%), 현대차(-2.58%)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코스닥도 2.81% 하락한 779.89에 장을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024억원, 671억원 어치를 순매수했지만, 기관이 1598억원을 순매도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2.94%), 에코프로비엠(-2.01%), 엘앤에프 (-3.64%) 등 코스닥 시장에서도 시총 상위주 다수가 하락했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9.1원 내린 1350.4원에 마감했다. 지난 23일 찍은 연저점을 4거래일 만에 경신한 수치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29일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29일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19.1원 내린 1350.4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뉴스1]

29일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19.1원 내린 1350.4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뉴스1]

잭슨홀 미팅 후 비관론 우세..."보수적 투자 유지" 

증시 전문가들은 낙관론과 비관론이 뒤섞인 전망을 했지만, 잭슨홀 미팅 이후 비관론이 우세해진 형국이다. 지난주까진 코스피 지수가 2400~260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시장의 공감대를 얻었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시장의 기대치는 2300~2500선으로 후퇴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떨어져 연준이 인플레이션 걱정을 덜고, 고용지표가 안정적으로 나와 경기침체 우려를 낮출 수 있어야 주식 시장에 반등의 불씨가 지펴질 것으로 보고있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만약 미국의 소비자물가 지표가 여전히 높고, 예상보다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단기적으로 주식시장 하락 폭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기조는 기업 가치가 고평가된 성장주 투자에 불리하기 때문에 저평가된 가치주 위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파월의 발언 여파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과도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파월 연설 내용은 지난 한 달 동안 상당수 연준 위원들이 미리 언급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잭슨홀) 이벤트를 계기로 주식 비중을 적극적으로 줄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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