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너 대체 뭐 될래" 타박 받던 '젤리군', 年330억 사장된 비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사히신문이 29일 주목한 나고야의 한 화과자 사장, 오오노 준페이. [Instagram 캡처]

아사히신문이 29일 주목한 나고야의 한 화과자 사장, 오오노 준페이. [Instagram 캡처]

얼핏 보면 업력 수십 년은 거뜬히 됐을 듯한 노포(老鋪)인데, 창업년도는 2019년. 일본 나고야(名古屋)의 줄 서는 화과자 맛집, 벤자이텐 얘기다. 화과자 중에서도 다이후쿠(大福)라고 불리는 왕 찹쌀떡 전문점. 일본 아사히(朝日) 신문이 29일 이곳의 30대 창업주, 오오노 준페이(大野淳平)에 주목했다. 그는 회사원 시절 상사에게 “자네는 조직에 부적합한 사람이야”라는 타박을 듣기 일쑤였다고 한다. 광고회사 등을 다녔지만 모두 해고되거나 사직서를 냈다. 머리를 금발로 염색하고 단발로 자른 데다, 히피 스타일을 고수하는 그를 상사들은 탐탁하지 않은 눈으로 바라봤다.

그는 아사히에 “처음엔 사회와 조직이 가진 틀에 나를 맞추려고 노력했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런데 자꾸 그 틀이라는 거에 내가 어긋나더라.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회의 틀에 나를 맞추려고 억지를 쓰지 말고, 사회의 틀을 깨고 나만의 틀을 만들자고.” 그렇게 택한 것이 창업이었다.

창업 아이디어는 우연히 떠올렸다. 어린 시절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 ‘젤리 군’으로 불렸다고 한다. 단 것을 좋아해 항상 젤리 등을 갖고 다니며 친구들에게 나눠주곤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향 나고야에 좋아하는 다이후쿠 짐을 떠올리며, 그는 불현듯 자기 식대로 다이후쿠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다고 한다.

오오노 씨의 가게에 줄을 선 손님들. [Instagram 캡처]

오오노 씨의 가게에 줄을 선 손님들. [Instagram 캡처]

원칙은 있었다. 최고의 재료와 장인정신으로 만드는 고다와리(こだわり, 고집)을 모토로 하되, 새로운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혁신을 한다는 것. 직장 생활을 그만두면서 사회의 틀을 깬 뒤, 이젠 전통 디저트의 틀도 깨보고자 한 셈이다. 보통 팥이나 콩 앙금으로 만드는 다이후쿠에서 발상의 전환을 해서 생과일을 넣었다.

하지만 과일을 넣은 다이후쿠는 기존에도 있다. 여기에서 그는 ”최고로 싱싱하고 맛있는 과일만 쓴다“는 전략으로 차별화를 했다. 딸기 등 기존의 과일 다이후쿠에서 탈피해 무화과부터 키위 등 다양한 속 재료를 알차게 넣었다. 큼직하고 신선도와 당도가 높은 과일을 얇은 고급 앙금과 찹쌀 반죽으로 얇게 싼 뒤, 특별 제작한 실로 잘라냈다. 알록달록 예쁜 단면 사진은 인스타그램에서 빛을 발했고,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무화과부터 귤까지 다양한 속재료 단면 사진으로 인기를 끌었다. [Instagram 캡처]

무화과부터 귤까지 다양한 속재료 단면 사진으로 인기를 끌었다. [Instagram 캡처]

처음부터 가게가 잘 되진 않았다. 하지만 그의 또 다른 전략은 통했다. 전통의 다이후쿠 전문점 옆에 점포를 내, 좋은 목을 노리는 전략이다. 전통적 다이후쿠를 줄 서서 사던 손님들이 곧 그의 가게에서 새로운 맛의 다이후쿠를 사기 시작했고, 대기 줄이 점점 길어졌다. 이제 그의 매출은 연 30억엔(약 291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는 아사히에 “넌 대체 뭐가 되려고 그러느냐는 말을 엄청 들었지만, 그때마다 ‘뭐든 되어보이겠다’고 다짐했다”며 “용기와 전략, 원칙을 잘 세우면 진심은 통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