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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태양광 부업 하면서 “원전 부활” 주장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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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 2015년 뉴욕에서 태양광 발전에 대해 설명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중앙포토]

지난 2015년 뉴욕에서 태양광 발전에 대해 설명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중앙포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원자력 발전소를 더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 안보나 환경 보호를 이유로 원전을 폐쇄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맹렬히 비난하면서다.

28일 미국 경제매체 포춘은 머스크 CEO가 지난 26일 트위터에 올린 글을 인용하며 원전을 반대하는 일부 환경론자를 향해 “슬프게도 반(反)인간적”이라는 표현을 쓰며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 3월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도 “이미 폐쇄된 원전도 다시 열어야 한다”며 “그게 에너지를 생산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머스크는 지난 2016년 태양광 설치업체인 솔라시티를 인수해 경영하고 있다. 그런데도 머스크가 이렇게 “원전 확대”를 외치는 것은 당장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시급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테슬라 같은 전기차가 급증하면 충전용 전력이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는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65만 대에서 올해 120만 대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한 충전사업 시설 관계자는 “향후 집집마다 전기차를 소유한다면 주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오전 2시 전후에 소비량이 급증해 정전 사태가 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스와 석유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6일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내년 전기 계약 요금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각각 메가와트시(㎿h)당 85유로(약 11만원)였지만 내년에는 독일은 850유로(약 113만원), 프랑스는 1000유로(약 134만원) 이상으로 내야 한다.

포춘은 2011년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균섭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원전 비중을 일찍 낮춘 독일은 현재 러시아산 가스가 끊기자 이번 겨울을 어떻게 날지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신재생 에너지 기술 개발 속도를 고려하면 당분간은 원전은 보완재로 안정적인 운행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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