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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납 의혹에 횡령·배임 의혹까지...쌍방울은 어떤 회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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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뉴스1

지난달 18일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뉴스1

검찰이 26일 쌍방울그룹 본사와 계열사 등 10곳을 압수수색했다. 본사 압수수색은 지난 6월 이후 네 번째다.

검찰은 쌍방울그룹의 횡령·배임 의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과 양선길 현 회장은 6월 첫 압수수색 이전에 출국해 해외에 머무르고 있다. 검찰은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7개 상장사 순환출자 구조 

쌍방울그룹은 7개 상장사가 물고 물리는 순환출자 구조다. ▶소방차‧냉동탑차‧펌프카 같은 특장차를 제조하는 광림 ▶속옷과 마스크를 생산하는 쌍방울 ▶속옷 기업 비비안 ▶소프트웨어 판매 회사 디모아 ▶엔터테인먼트 회사 아이오케이 ▶광학기기 제조업체인 SBW생명과학(옛 나노스) ▶반도체 검사장비 제조사인 미래산업이다〈그래픽 참조〉.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순환출자 구조의 기준 격인 광림의 최대주주는 지분 19.19%를 보유한 칼라스홀딩스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칼라스홀딩스의 주주는 양선길 쌍방울 회장(30%)과 김흥수 SBW생명과학 사내이사(10%), 이인우 전 광림 이사(30%), 정은희 씨(30%) 총 4인이다.

계열사들의 재무 상황은 좋지 않은 편이다. 광림의 지난해 매출액은 1884억원, 영업이익은 113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30억원 적자였다.

비비안의 지난해 매출액은 1878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엔 매출 1149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기록해 호전됐다. 쌍방울은 지난해 매출 970억원, 영업이익은 2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512억원, 영업이익은 9억5000만원이다.

쌍방울은 중국 현지 법인도 6곳 있으나 이중 3곳이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운영 중인 곳도 매출액과 매출원가가 비슷하다. 쌍방울은 지난 16일 반기보고서에서 “최근 중국 환율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다만 한중 FTA 체결로 인해 당사는 중국 현지의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수입 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 효과로 원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쌍용차·이스타항공 인수전서 고배

계열사들의 주가도 최근 내림세다. 지난 3월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때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으나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데 이어 지난 16일 전·현직 회장의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주가가 급락했다.

쌍방울은 지난해에도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쌍방울그룹은 쌍용자동차 인수전 때 “이스타항공 인수 추진을 위해 마련했던 1200억원을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다”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초기 자금인 3000억원은 마련했다” “7개 계열사를 모두 합치면 매출이 7000억원 규모가 된다”고 강조했었다.

쌍방울그룹이 전환사채 등으로 이재명 의원의 변호사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은 지난해 10월 제기됐다. 시민단체인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이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 의원이 “변호사비로 3억 원을 썼다고 밝힌 것과 달리 실제로는 특정 변호사에게 현금·주식 등 20억여 원을 준 의혹이 있다”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이 의원과 쌍방울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별개로 이재명 후보 캠프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민주당 경선 후보자 이재명 후원회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 김세호 쌍방울 대표 등 쌍방울그룹 임원 4명이 각각 1000만원씩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뉴스1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뉴스1

현 회장 “전 회장과 사적관계, 변화 없을 것”

쌍방울은 1963년 창업자인 이봉녕·이창녕 형제의 이름에 ‘방울 령(鈴)’ 자가 겹치는 것에 착안해 사명이 유래했다. 1987년 출시된 TRY 브랜드로 큰 성공을 거뒀으나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경영권이 바뀌었다.

김성태 전 회장은 2010년 쌍방울을 인수했고, 지난해부터는 양선길 회장이 회장직을 맡고 있다. 양 회장은 건설업에서 일하다 2011년 쌍방울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양 회장은 지난해 9월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김성태 전 회장이 쌍방울그룹에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 관련 질문에 “김성태 전 회장은 나의 오랜 사업 파트너였다. 김 전 회장의 추진력으로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룹의 커진 볼륨을 더욱 견고하게 다져야 할 시점”이라며 “이제 쌍방울그룹을 이끌어가는 리더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공적으로는 선을 긋겠지만) 김 전 회장과의 사적 관계는 특별한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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