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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뺨친 가격 이유있다…'야쿠르트 아줌마' 카트 놀라운 진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hy가 내놓은 3세대 전동카트 '코코 3.0'. [사진 hy]

hy가 내놓은 3세대 전동카트 '코코 3.0'. [사진 hy]

 야쿠르트 아줌마(현 프레시 매니저)가 사용하는 탑승형 냉장전동카트가 또 한 번 진화했다. 기존 손가방에서 2014년 세계 최초의 ‘구동형 냉장고’로 개발된 이후 세 번째 업그레이드다.

23일 hy(옛 한국야쿠르트)는 냉장전동카트 3세대 모델인 ‘코코(Cold&Cool) 3.0’ 2000대를 보급했다고 밝혔다.

대당 1400만원…캐스퍼와 비슷 

코코 3.0은 이전 세대에 비해 열선 손잡이, 추돌방지 센서, 조향보조 장치가 새로 탑재됐다. 열쇠로 여닫던 상판 도어는 원격 제어가 가능한 전자식 잠금장치로 바뀌었다. hy 측은 “도난으로 인한 예기치 못한 상황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냉장 적재공간도 기존 대비 20% 커져서 260L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야쿠르트뿐 아니라 콜드브루커피, 밀키트, 샐러드 등을 더 많이 담을 수 있게 됐다.

한편으로 코코 3.0은 친환경 배송 수단을 표방한다. 전기로 구동해 배출가스와 매연이 없고 소음이 적다. 제품 적재 칸은 5℃를 유지해 냉장 유통을 위한 스티로폼 박스 등 포장 부자재가 필요 없게 했다.

대당 가격은 1400만원으로 현대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캐스퍼와 맞먹는다. 1세대가 800만원, 2세대가 880만원이었던 데 비하면 600만원 가까이 비싸졌다. 최고 속도는 시속 8㎞를 유지했다. 프레시 매니저가 빠른 보폭으로 걷는 속도인 시속 4㎞의 두 배 정도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번에 열선 손잡이, 추돌방지 센서 등을 탑재하는 데는 프레시 매니저의 제안이 반영됐다. 2014년 나온 ‘코코 1.0’이 “탈 수 있는 카트로 배달하고 싶다”는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소박한 바람에서 시작됐던 것과 비슷하다.

2012년 제품 개발이 처음 결정됐지만 당시 국내외 냉장고 제조업체, 골프카트 제조업체들이 “이제껏 만들어본 적이 없다”며 선뜻 나서는 곳이 없었던 것도 유명한 일화다.

이후 시행착오 끝에 2014년에 기업 4곳이 참여해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셀 등을 넣은 ‘코코’가 처음 나왔다. 당시 배터리는 10시간 충전하면 12시간 이상 연속 사용이 가능했다. 최근엔 용량을 더 키웠는데 구체적 용량은 대외비라고 한다. 2016년 계열사로 편입된 hy모터스가 코코의 개발, 수리 등을 맡고 있다.

hy는 ‘코코 3.0’ 개발과 보급에만 1500억원을 투자했다. 2026년까지 기존 카트 1만여 대를 모두 신형 모델로 교체할 계획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밀키트·면도기·진단키트도 판매”

이 같은 변화는 hy의 디지털 전환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hy는 1970년부터 가방을 메고 고객을 찾아다녔던 아날로그 방식에서 2010년대 들어 온라인 쇼핑이 확대되고, 방문 판매가 줄면서 변화를 모색했다.

이제 프레시 매니저 1만1000여 명은 PDA(개인용 정보단말기)로 고객 데이터를 상시 입력한다. 올해부터는 코코를 이용해 hy제품 뿐 아니라 다른 회사의 밀키트·샐러드·면도기·진단키트까지 배달하는 ‘프레딧 배송’도 시작했다. 고객들은 hy 모바일 앱을 통해 프레시 매니저가 어디 있는지 찾을 수도 있다.

정명수 hy 구매팀장은 “코코는 장기적 투자의 결실로 hy의 귀중한 자산”이라며 “보급 속도를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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