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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연 90%, 수산화리튬 84%, 코발트 81%…배터리 소재 中 의존도 심화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7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중국의 전기차 회사 비야디(BYD)에서 만든 전기버스가 선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7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중국의 전기차 회사 비야디(BYD)에서 만든 전기버스가 선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과 코발트, 흑연 등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더욱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제정으로 광물 재료 가운데 중국산이 다량 포함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미국에 지을 예정인 전기차 전용공장의 착공 시점을 앞당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 수입액 17억4829만 달러 가운데 중국 수입액이 14억7637만 달러로 84.4%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코발트도 전체 수입액 1억5740만 달러 가운데 중국 수입액이 1억2744만 달러로 81%를 기록했다. 흑연의 경우 89.6%에 달했다.

“배터리 광물 수입 다변화-대체 생산 절실”  

이들 자원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수산화리튬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2018년 64.9%에서 지난해 83.8%로 18.9%포인트 올랐고, 코발트와 흑연도 같은 기간 53.1→64%, 83.7→87.5%로 증가했다. 홍지상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전기차 수출이 확대되면서 상반기 중국으로부터 배터리 원료 수입이 급증했다”며 “수입선 다변화와 대체 생산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최근 ‘대중 무역적자 원인과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배터리 등 산업 분야에서 중국산 원자재와 중간재 수입이 급증해 최근 3개월(5~7월) 연속으로 대(對)중국 무역적자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2차전지의 원료가 되는 ‘기타정밀화학원료’의 올해 상반기 대중국 수입액은 작년보다 89.3% 증가한 72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배터리 중간재 ‘기타축전지’의 수입액은 96.4% 증가한 21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수산화리튬은 지난 2월 발효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특혜관세 품목으로 지정되면서 관세율이 기존 5.5%에서 0%로 낮아졌고, 그 영향으로도 수입액이 작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글로벌경제팀장은 “무역 적자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 소재는 중국이 워낙 확보한 물량이 많고, 가격도 경쟁력이 높아 공급처를 다각화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배터리에 중국 광물과 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면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까지 받지 못해 국내 업계는 비상에 걸렸다. 올해 하반기에 당장 시행되는 IRA에 따라 핵심 광물이 북미에서 채굴되거나 재활용된 배터리를 단 전기차만 7500달러(약 1004만원)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아이오닉5 기본 트림의 가격은 3만2450달러에서 3만9950달러(약 5353만원)로 오른다. 반면 포드의 머스탱 마하E는 보조금 혜택을 받아 3만6500달러(약 4890만원)면 구매할 수 있다. 미국의 완성차 업체인 포드·GM·테슬라 등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1주 평균 1300대 전기차 수출 어려울 수도“

현대차·기아의 올 상반기 전기차 미국 수출량은 3만4828대였다. 지난 한 해 2만 대가 수출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주당 평균 1300대의 전기차가 미국에 수출되는데 아예 어려울 수도 있다”며 “기존 내연기관 차량 생산 공장을 전기차 제조 용도로 바꿔야 하는데 한국의 노동조합에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 문제가 걸려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계획을 최근 발표했지만, 완공 후 양산 시점 목표가 2025년 상반기이어서 그전까지 보조금 수령이 어렵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의 착공 시점을 올해 안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최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기 착공이 실현되면 공장 완공과 양산 시점은 6개월 빠른 2024년 하반기가 될 수 있다.

지난 6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이 중국 현지에 선보인 충전소. 신화=연합뉴스

지난 6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이 중국 현지에 선보인 충전소.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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