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고교야구 최강팀을 가리는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 우승 트로피는 대전고의 품에 안겼다. 1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대전고는 전주고를 7-4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이 대회 왕좌를 되찾아 환호했다.
대통령배는 우승한 개인 또는 팀에게 대통령의 명의로 주는 상배(賞杯), 또는 그 상배를 주는 대회를 일컫는다. 국가원수의 명칭을 타이틀로 쓰는 만큼, 대통령배의 권위와 존재감은 종목을 막론하고 비교 불가다. 축구·야구·배구 등 메이저 스포츠뿐만 아니라 씨름·수영·복싱·경마·e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통령배는 공히 가장 주목 받는 대회다.
국제적으로 널리 이름을 알린 사례도 있다. 1971년 창설해 1999년 역사 속으로 사라진 대통령배 국제축구대회다. 명칭은 수차례 바뀌었다. 박대통령컵 쟁탈 아시아축구대회(1971~75)로 시작해 박대통령컵 쟁탈 국제축구대회(1976~79), 대통령배 국제축구대회(1980~1993)를 거쳐 코리아컵 국제축구대회(1995~99)로 마감했다.
명칭 변화만큼이나 우여곡절이 따랐지만, 아시아에서 변방으로 취급받던 한국 축구는 대통령배를 통해 세계 무대를 경험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멕시코·크로아티아·에콰도르 등 각국 대표팀뿐만 아니라 에인트호번(네덜란드)·레버쿠젠(독일)·벤피카(포르투갈) 등 유럽 명문 클럽도 출전했다. 대통령배는 한때 메르데카컵(말레이시아)·킹스컵(태국)과 더불어 아시아 3대 축구대회로 자리매김했다.
대통령배 고교야구 대회는 한국 야구의 젖줄 역할을 했다. 선동열·박용택(이상 은퇴)·추신수(SSG)·강백호(KT) 등 이 대회 MVP 출신들을 비롯해 김시진·이만수·이승엽·이종범(이상 은퇴)·류현진(토론토)·이정후(키움) 등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이 한국 야구의 기둥으로 성장했다.
대통령배를 높이 들며 올해 고교야구 무대를 제패한 대전고 청춘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다. 우승 문턱에서 멈춰 선 전주고를 비롯해 나머지 참가 팀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대통령배 타이틀 아래 최선을 다해 도전하며 경험한 땀과 눈물과 좌절, 그리고 환희가 저마다의 선수 인생에 값진 자양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