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2000대 물잠겼다...강남 외제차 대거 중고차시장 나오나

중앙일보

입력 2022.08.09 15:50

업데이트 2022.08.10 15:36

기록적 폭우 속 도로에 방치된 차들이 서울 강남 일대를 멈춰 세웠다. 전날 침수로 인해 운전자들이 몸만 탈출하고 두고 간 차들이 도로 곳곳에 남겨지면서 교통 혼잡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일대 버려진 144번 버스 차량이 도로를 가로질러 세워져 있다. 김남영 기자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일대 버려진 144번 버스 차량이 도로를 가로질러 세워져 있다. 김남영 기자

강남역 일대 버려진 차들에 교통 체증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일대에 버려진 차량들이 도로를 막고 있다. 김남영 기자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일대에 버려진 차량들이 도로를 막고 있다. 김남영 기자

9일 오후 1시쯤 강남역 인근 진흥아파트 사거리와 강남역에서 교대역 방면 8차선 도로는 전날 밤 시민들이 버리고 간 승용차와 버스 등 차들이 뒤엉켜 교통 혼잡을 빚었다. 운전석 문이 열려 있는 차량은 물론 좌석 시트가 젖은 채 방치된 차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특히 진흥아파트 앞에 버려진 144번 버스는 도로를 가로질러 4차선 차로를 막아 이를 피해 가는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다른 차량도 도로를 점유하면서 강남역에서 교대역으로 방면 도로는 교통 체증이 이어졌다.

서초구청과 서울수서경찰서가 견인업체 2곳을 불러 차량 이동 등 대응에 나섰지만, 오후까지도 혼잡 상황은 계속됐다. 진흥아파트 사거리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은 것도 교통 체증을 가중했다. 강남역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길에 버려진 차들이 많았는데 견인이 되면서 그나마 상황이 많이 나아지긴 했다”고 말했다.

차를 되찾으러 온 차주들은 개별적으로 견인 조치를 하거나, 차 안에 있던 젖은 물건을 치우기도 했다. 류모씨는 “어제 회사가 있는 파주에서 강남까지 왔는데 밤 9시 30분쯤 차에 물이 들어오기 시작해 어쩔 수 없이 길에 차를 버렸다”며 “두고 간 차가 렌터카인데 해당 업체에서 직접 견인해야 한다고 해서 차량 내 짐만 챙겨서 현장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9일 오전부터 견인업체를 통해 차량 40여대를 갓길로 이동시키는 등 도로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임시조치를 하고 있다”며 “현장에 투입된 견인차가 고장이 났고, 일부 침수차량은 고장으로 견인이 어려워 도로 정리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불법 차량이 아니고 천재지변에 의한 상황이기 때문에 구청에서 강제로 차를 가지고 갈 수 없다”며 “차주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출근길부터 점심 무렵까지 터널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한 운전자도 있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서울 사당동과 양재동을 연결하는 서초터널은 오전 8시쯤부터 차량으로 가득 차 운전자 상당수가 고립됐다. 터널 관리를 하는 강남순환도로 관계자는 “침수된 매헌순환도로가 전면 통제되면서 그쪽으로 가야 하는 차들이 양재IC 쪽으로 몰리면서 터널이 막힌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연료가 소진된 차를 놓고 터널을 벗어난 운전자가 속출하면서 정체는 더 심해졌다.

중고차 시장에 침수차 나오나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일대에서 방치된 차량이 견인되고 있다. 김남영 기자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일대에서 방치된 차량이 견인되고 있다. 김남영 기자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각 손해보험사에 이날 오전에만 2000여건에 달하는 차량 침수 피해가 접수됐으며 이로 인한 손해액은 3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특히 강남 지역에 폭우가 집중되면서 고가의 수입 차량 피해가 커 손해액은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침수 피해를 본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 대거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020년 중부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 때도 침수 차량 매물이 쏟아지면서 중고차 구매 시 수해 차량 확인 법 등이 온라인상에 공유되기도 했다.

차량 운행 중 침수로 시동이 꺼진다면 다시 시동을 켜지 말고 현장을 빠져나와야 한다. 침수 후 엔진을 켜면 엔진과 주요 부품에 물이 들어가 피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침수차는 최대한 빨리 정비를 맡겨 어디까지 물이 찼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엔진룸까지 물이 들어차면 수리비용이 많이 들어 폐차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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