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N 회사와 손잡는 알리페이,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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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랩

중국에서 쇼트 클립과 라이브 커머스가 대세로 자리 잡은 가운데, 크리에이터의 콘텐트 제작∙유통∙홍보를 지원하는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의 중요도가 높아졌다. 2015년 160개에 불과했던 중국 MCN 회사는 2019년 기준 1만 4500개로 증가했다.

중국의 왕훙(網紅) 대부분은 MCN 회사에 소속되어 있거나 자체적으로 MCN 회사를 설립해 활동한다. 이 때문에 틱톡(抖音)과 콰이서우(快手) 같은 콘텐트 플랫폼은 일찍이 MCN 회사와 제휴를 추진하고, 협력 관계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기존의 콘텐트 플랫폼을 제외하고, 최근 들어 새롭게 MCN 회사에 주목하는 비즈니스 큰 손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 핀테크 시장을 장악한 알리페이(支付寶)다.

지난주 중국에서는 알리페이가 MCN 회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 MCN업계 관계자는 중국 매체 36kr에 ‘알리페이의 계정 끌어들임 계획(支付寶賬號引入計劃)’ 문건을 제보했다. 문건에 따르면 알리페이는 일정한 인센티브를 지급해 생활호(生活號) 계정에 콘텐트 를 공급할 MCN 회사와 달인(達人·팬 층이 두텁고 영향력 있는 SNS 유저)을 모집할 계획이다.

알리페이 생활호(生活號)는 알리페이에 입점한 기업이 소비자를 향해 온라인 마케팅을 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창구다. 알리페이 사용자들은 기업의 생활호(生活號) 계정을 구독하며 해당 기업의 최신 소식과 제품 정보, 이벤트 쿠폰 등을 받아볼 수 있다. 또한 생활호 계정을 통해 입점한 기업의 미니 앱에 접속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앱 안의 앱’이라고 불리는 미니 앱은 별도의 앱 다운로드 없이 상품 구매나 예약 등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알리페이는 기존의 금융 결제 플랫폼에서 디지털 생활 오픈형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고객이 단순 간편결제 서비스를 넘어서 온라인 쇼핑, 배달 음식 주문, 교통편 예약 등 생활과 밀접한 모든 서비스를 알리페이 안에서 누리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알리페이는 여러 기업을 알리페이 미니 앱과 생활호 계정 사용자로 확보하고 있다. 2021년 6월 기준, 알리페이의 미니 앱 수는 300만 개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알리페이 앱 첫 화면 하단의 '평판(口碑)' 탭이 '생활(生活)' 탭으로 대체됐다. [사진 站長之家]

지난해 12월, 알리페이는 앱 첫 화면 하단의 '평판(口碑)' 탭을 '생활(生活)' 탭으로 대체했다. 생활 탭은 알리페이에 입점한 기업들의 생활호 계정이 한데 모여 노출되는 곳이다. 기업은 생활호 계정에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콘텐트 를 올려 고객에게 홍보도 진행할 수 있다.

기업의 제품 홍보 콘텐트 가 사진과 텍스트 위주에서 영상 위주로 변화함에 따라, 알리페이는 지난 21일 열린 ‘2022 알리페이 파트너 콘퍼런스’에서 생활호 계정의 업그레이드를 발표했다. 이번 업그레이드로 알리페이에 입점한 기업들은 생활호 계정에 쇼트 클립과 라이브 커머스 재방송 영상 등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알리페이 생활호 [사진 驅動中國]

알리페이는 생활호에 더 큰 트래픽 유입을 가져오기 위해 재밌고 유익한 콘텐트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센티브까지 지급해 MCN 회사와 달인 모집에 나선 것도 결국엔 이것 때문이다.

알리페이는 생활호 계정 활성화에 기여하는 MCN 회사에 최대 10만 위안(약 1900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MCN 회사 한 곳당 월 최대 100개 계정을 생활 탭에 투입할 수 있으며, 투입 후 트래픽 유입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면 알리페이로부터 계정 한 개에 300위안(약 5만 7천 원)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계정은 투입 첫 주에 13건 이상의 콘텐트 를 발행하고, 이후에는 매주 3건 이상의 콘텐트를 발행해야 한다. 또한 한 주에 발행하는 콘텐트 3개 중 2개는 ‘유효 시청자 수 100명, 평균 시청 시간 20초 이상’ 조건을 만족하는 쇼트 클립이어야 한다.

알리페이는 미니 앱과 생활호 계정 활성화를 통해 입점 기업들의 신규 고객 유치를 돕고 있다. 미니 앱과 생활호 계정은 최근 대다수의 기업이 주목하는 사역 트래픽의 꽃으로 통한다.

엄청난 비용을 태워 불특정 다수에게 홍보를 진행하는 공역 트래픽(公域流量)과 달리, 사역 트래픽(私域流量)은 공중 계정, 미니 앱 등을 통해 기업에 관심 있는 핵심 소비자에게 저비용 고효율의 브랜드 마케팅을 한다. 주로 소비자 개개인을 대상으로 침투하며,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상호작용을 강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