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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대 IB와 명문대, 중국판 ‘실리콘 밸리’ 위해 손잡았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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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국제금융공사(CICC∙中金資本)와 저장대학 홀딩그룹(浙大控股集團)이 중국 과학기술 혁신을 이끌 5천억 원 규모의 공동 기금을 조성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와 저장대학 홀딩그룹 로고 [사진 바이두]

중국국제금융공사와 저장대학 홀딩그룹 로고 [사진 바이두]

지난 2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국제금융공사와 저장대학 홀딩그룹이 공동 출자한 기금이 최근 중국 증권투자펀드업협회에 성공적으로 비안(备案∙등록)을 마쳤다. 초기 기금 규모는 30억 위안(한화 약 5807억 원)이며, CICC 사모 투자운용사와 저장대 주즈(九智)투자운용사가 공동 관리를 맡는다.

이 기금은 주로 과학혁신, 스마트화, 프런티어 기술 등의 투자에 사용될 예정이며, 특히 '차보즈(卡脖子∙목을 조르는 핵심 기술)'와 '강연보연(強鏈補鏈∙산업체인을 보강하는 것)' 관련 혁신 기업 및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중국판 나스닥 장악한 고급인재의 요람, 저장대학교   

저장대학 홀딩그룹(浙大控股集團)은 저장(浙江) 대학이 출자해 설립한 독자적인 고등교육기관 자산운용사다. 2020년 11월, 저장성 공산당 위원회와 저장성 정부의 승인을 받아 저장성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관리하는 국유기업으로 전환됐다.

저장대학교 홀딩그룹은 저장대학교와 저장성(省)의 과학 연구 성과를 산업화로 연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디지털 경제, 첨단 제조업, 바이오 의약, 신소재, 신에너지 분야에서의 산학 연계와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했다.

저장대학교 [사진 첸쥔왕]

저장대학교 [사진 첸쥔왕]

백 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저장(浙江) 대학교는 2022년 QS 세계대학 순위에서 45위를 차지했다. 세계적인 생화학자이자 역사학자였던 조지프 니덤(Joseph Needham)은 저장대학교에 “동방의 케임브리지(Cambridge)”라는 별칭을 붙여줬다.

저장대학교는 중국의 과학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핵심인재를 대거 배출했다. 중국판 나스닥을 표방한 기술주 전용 증시 커촹반(科創板∙과학창업반)을 보면 알 수 있다.

2019년 7월 22일부터 2022년 4월 12일까지 커촹반에는 408개의 첨단 기술 기업이 상장했다. 이중 저장대학 출신 동문 105명이 68개의 커촹반 상장사에서 고위 임원직을 맡고 있었다. 전체 커촹반 상장사 100곳 중 16곳 이상에서 저장대학교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1년 후, 저장대학 출신 동문의 힘은 더욱더 막강해졌다. '2022 저장대학 동문 상장사 차트'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 기준, 저장대학 출신 동문 311명이 커촹반 상장사 280곳의 창업자, 실질 지배인, 회장, 또는 사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관리 및 지배하는 회사는 주로 정보 기술(82곳), 공업(70곳), 의료 및 헬스케어(32곳), 소재(21곳) 등의 업종에 집중돼 있었다.

중국 대표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OPPO)와 ‘비보’(VIVO)’를 키워낸 돤융핑(段永平)부터 중국 IT업계 거물 쥐런그룹(巨人集團)을 이끄는 스위주(史玉柱)와 알리바바를 제친 중국 1위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拼多多) 창업자 황정(黃崢)까지. 현재 중국 전역에서 활약 중인 저장대학 출신 인재들은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스타트업과 혁신기술에 밝고 글로벌 감각까지 갖춘 증권사, CICC  

한편 이번 기금의 반대쪽 축을 담당하는 중국국제금융공사(CICC∙中金資本)는 중국 최초의 중외 합작 투자 은행으로 ‘국제’와 ‘혁신’이라는 짙은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베이징 본사 비롯해 중국 본토에 200개 이상의 지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 싱가포르, 영국, 도쿄 등에도 해외 지사를 두고 있다.

CICC는 센스타임(SenseTime∙商湯科技), 마이크로포트(MicroPort∙微創機器人), 알리바바(阿里巴巴), 웨이라이(蔚來), 하이얼즈자(海爾智家) 같은 중국 혁신기업이 해외 자본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도왔다. 또한 중국 혁신기업의 커촹반 상장을 가장 많이 도운 증권사이기도 하다. 둥팡차이푸(東方財富) 초이스데이터(choice數據)에 따르면, 2020년 6월 기준 CICC는 14개 기업의 커촹반 상장을 도와 38개 증권사 중 1위인 13억 4800만 위안(약 2609억 원)의 보증추천(保薦)수입을 올렸다.

[사진 바이자하오]

[사진 바이자하오]

이 밖에, CICC는 중국에서 최초로 직접 투자 라이선스를 취득해 사모펀드 사업을 하는 증권사다.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과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갖춘 고품질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며, 자국의 과학혁신을 뒷받침하는 여러 모태펀드(母基金∙ fund of funds)를 운용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재무부가 출자한 중금계원국가신흥산업창업투자인도기금(中金啓元國家新興產業創業投資引導基金∙CICC Genesis Fund), 베이징 커촹기금(北京科創基金∙Beijing Science & Technology Innovation Fund), 허난성전략신흥산업투자기금(河南省戰略新興產業投資基金∙Henan Strategic Emerging-Industry Fund) 등을 운용하며 유망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기술 혁신 및 산업 업그레이드를 촉진하여 국가 신흥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 한몫하고 있다.

中 저장대학과 CICC, 美 스탠퍼드 대학과 골드만삭스의 시너지 효과 재현할까 

이번 저장대학과 CICC의 만남으로 중국에서는 "곧 실리콘밸리의 기적이 ‘창싼자오(長三角)’에서도 일어날 것"이란 기대가 모이고 있다. 미국 명문 스탠퍼드(Stanford) 대학과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힘을 합쳐 실리콘밸리의 전설을 일궈낸 것처럼, 저장대학과 CICC의 이번 공동 기금이 중국 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 갈 것이란 기대다.

*창싼자오(長三角∙장강삼각주)는 상하이(上海), 장쑤(江蘇), 저장(浙江), 안후이(安徽) 등 장강 하구를 중심으로 한 지역으로, 중국 4대 경제권 중 하나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지난해 4월 중국 과학기술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정보화부 등 6개 부처는 2025년까지 중국의 과학혁신을 견인할 ‘창싼자오 G60 과학혁신 회랑(長三角G60科創走廊)’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창싼자오 G60 과학혁신 회랑은 상하이(上海), 쑤저우(蘇州), 항저우(杭州), 자싱(嘉興) 등 9개 시를 포괄하며 전체 면적은 7만 6200㎢ 에 달한다. 지역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율과 전략적 신흥산업의 부가가치 비중을 확대해, 과학기술혁신의 발원지가 되는 중국판 실리콘밸리를 탄생시키겠다는 목표다.

중국의 저장대학과 CICC가,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과 골드만삭스가 실리콘밸리에 발휘한 시너지 효과를 재현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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