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류더인(劉德音) 회장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경제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세계 질서도 붕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지난 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때 가장 우려되는 것은 중국이 아닐 수 있다”며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그로 인해 세계 질서가 바뀔 것이기 때문에 반도체 칩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류 회장은 “반도체 제조 과정은 미국·유럽·일본 등과 실시간 연결에 의존하기 때문에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TSMC의 공장은 멈춰설 것”이라며 “이 경우 TSMC 매출의 약 10%에 해당하는 중국의 경제적 혼란도 불가피한 만큼 중국이 행동에 나서기 전 이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 전쟁은 서방과 우크라이나, 러시아 모두가 패배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며 “충돌을 피해 세계 경제의 엔진을 계속 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대만인들이 민주주의 체제를 확립하고 원하는 삶의 방식을 선택할 때 반도체 칩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며 “대만의 경제 발전이 외국에 기적처럼 비칠 수 있지만 근면한 대만인들에게 이는 단지 역사의 한 조각일 뿐이며, 대만은 1949년부터 지금까지 70년 동안 평화롭게 민주주의 국가로 변모해 왔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WB) 데이터를 통해 추산했을 때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대중 경제 제재 등의 여파로 2조6100억 달러(약 3409조원)에 달하는 세계 경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2일 보도했다.
신문은 러시아의 10배에 달하는 경제 규모를 가진 중국에 대한 제재는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그에 따른 대중 경제 제재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약 10%, 미국과 일본의 GDP는 각각 1.3%와 3.7% 감소할 수 있다.
할 브랜즈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국제정치학)는 최근 블룸버그통신 기고에서 “중국의 무력 침공은 지구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 구역을 군사 갈등 지역으로 만들 것”이라며 “이는 세계 해상 무역의 3분의 1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