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 팔꿈치 부상 털어냈다…149㎞ 강속구로 대구고 첫 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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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목동경기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 고교 야구대회에서 대구고 에이스 이로운이 역투하고 있다. 이로운은 팔꿈치가 아파 지난해 11월부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김현동 기자

대구고 오른손 에이스 이로운(18)은 “이제 아픈 데가 없다”며 밝게 웃었다. 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광주제일고와의 첫 경기에서 팀을 5-2 승리로 이끈 뒤였다.

이로운은 지난해 11월 이후 한동안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오른쪽 팔꿈치 통증이 찾아와 재활에 집중해야 했다. 하필 고교 3학년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통증이 그를 괴롭혔다. 갑작스러운 부상에 주변의 걱정이 컸다. 그는 “힘들어해 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이로운은 “최대한 즐겁게 그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다. 트레이닝 코치님과 재활 훈련을 열심히 하면서 야구도 많이 보고, 운동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로운은 지난 6월 전국 대회 마운드에 다시 올랐다. 그리고는 전국구 에이스급 투수로 우뚝 섰다. 이날도 대구고 선발 투수로 등판해 광주일고 타선을 4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8.6㎞. 부상 이전의 강속구를 회복하고 있다. 이로운의 투구를 지켜보던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은 “얼마 전까지 아팠던 선수가 맞나 싶다. 심지어 이 경기는 베스트가 아닌데도 무척 좋았다”며 감탄했다.

대구고는 2회 박우열과 김규민의 연속 2루타로 선취점을 올린 뒤 4회 1사 2루에서 다시 박우열의 적시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아내 3-0으로 앞서갔다. 6회 말 2점을 빼앗겨 턱밑까지 쫓겼지만, 8회 초 박우열과 최원대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보태 승리를 확정했다. 더그아웃에서 초조하게 지켜보던 이로운도 환호성을 질렀다.

이로운은 “첫 게임부터 호남권 1등 팀과 맞붙었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팀이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을 수 있도록 평소보다 더 집중해서 던졌다. 한 경기, 한 경기 모든 힘을 쏟아서 이기는 게 이번 대회 목표”라고 했다.

대통령배 전국 고교 야구대회 결과, 일정

한 달 뒤로 다가온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도 하늘의 뜻에 맡기고 있다. 그는 “난 아직 고등학생이다. 졸업할 때까지 학교에 더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했다.

한편 부산고는 원주고에 7-0으로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선발 원상현이 4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3번 이동은이 멀티 히트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신월야구장에서는 인천고가 경북고를 9-1, 7회 콜드게임으로 꺾었다. 전주고는 마산고와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부산고는 광주동성고, 인천고는 율곡고, 전주고는 배재고와 각각 16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