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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오늘의 운세」 미끼/통화료 커미션 챙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호주업자 국내까지 침투/매10초에 2백84원/응답은 띠별로 한가지뿐/호 통신당국과 계약맺어 돈벌이
국제전화 통화료를 노리고 전화로 「오늘의 운세」를 알려준다며 호기심을 자극하는 엉터리 신종상혼이 주부ㆍ직장인들을 상대로 성업중이다.
「전화로 알려주는 오늘의 운세」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데다 전화를 거는 사람이 국제전화인줄 모른채 통화요금의 절반이 고스란히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으나 단속 법규가 전혀 없어 이에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최근 일간지마다 광고를 내고있는 「전화로 알아보는 오늘의 운세」는 확인결과 호주의 한 업자가 영국 광고회사를 동원,국내 H광고를 통해 광고를 게재하고 있으나 이 전화의 운영자는 전혀 밝혀지지않고 있다.
이 광고는 쥐띠 54,용띠 91 등 12가지 띠별로 두자리 숫자의 고유번호를 지정해주고 「001∼611∼4××7」의 10자리 번호에 자신의 띠번호를 붙여 전화를 걸도록 유도하며 전화요금은 10초당 2백84원(주간)∼1백67원(야간ㆍ주말)으로 되어있다.
녹음내용은 띠별로 12가지밖에 없어 같은 띠를 가진 사람은 모두 똑같은 운세로 나타나기 때문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난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실정.
광고에 실린 10자리 번호중 맨처음의 「001」은 국제전화식별번호고 두번째 「611」번중 「61」은 호주의 국가번호로 밝혀져 이 전화의 수신자가 호주임이 드러났다.
그러나 광고에는 호주와 연결된다는 안내가 전혀 없어 사용자들은 국내통화로 오인하기 쉽다.
가정주부 오모씨(42ㆍ서울 장안동)는 『우연히 신문광고를 보고 국제통화인줄도 모른채 쥐띠번호를 넣어 다이얼을 돌렸더니 우리나라말이 약간 서투른듯한 30대 여자목소리로 자동응답기에 녹음된 「오늘의 운세」가 약2분동안 흘러 나왔다』고 말했다.
회사원 최모씨(36)도 숙직근무중 전화를 걸자 여자목소리로 『직장문제나 사적인 사업 등에 관련한 당신의 결정이 제3자에게 영향이 크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성 운세를 알려주었으나 호주와의 국제통화인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한국전기통신공사측은 『호주교포나 전문회사가 전화료 커미션을 노려 호주의 통신주관청에 정식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자동읍답기를 설치,국내가입자들을 상대로 영업행위를 벌이고 있는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정상적인 방법으로 국제전화를 사용하고 있어 이를 제재할 아무런 법적근거가 없기때문에 현재로는 방치상태』라고 밝혔다.
국제통화료는 쌍방양국이 반반씩 나누며 이 회사는 호주의 통신당국과 특별계약을 체결,통화료중 일정비율의 커미션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신부 한관계자는 『외국에서 당국의 허가없이 국제통화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도 문제지만 지금처럼 적절한 법적 규제가 없는한 폰섹스 등 외국의 정보ㆍ통신침투가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높다』고 우려했다.<남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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