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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윤석열의 황당 텔레그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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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26/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26/뉴스1

1.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황당합니다.

‘우리 당도 잘하네. 계속 이렇게 해야.’(11시19분 윤석열이 권성동에게)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11시40분 윤석열)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11시55분 권성동)

‘이모티콘(엄지 척)’(1시39분 윤석열)

‘강기훈과 함께..’(4시13분 권성동이 메시지 작성중 취재카메라에 포착됨)

2. 첫째, 윤석열의 ‘내부 총질하던 당 대표’ 표현은 대통령으로서 부적절합니다.
‘내부 총질’이란 윤핵관이 이준석을 공격할 때 사용한 표현입니다. 이준석을 내쫓은 것이 윤심과 윤핵관의 공모작이란 의혹을 사게 됩니다.
대통령이면 당내 여러 목소리를 포용해야합니다. 지금까지 취해왔던 나름 포용적 제스처들이 모두 가식이 되었습니다. 당내 분란이 심해지고, 이준석이 대표해왔던 중도와 젊은표가 등을 돌리게 만듭니다.

3. 둘째, 강기훈이란 인물입니다.

강기훈(42)은 극우성향 ‘자유의 새벽당’창당을 주도했던 현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알려졌습니다. 문맥상 윤석열도 강기훈을 알고 있으며, 권성동은 강기훈의 활약을 기대하는 듯합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욕설시위하는 극우 유튜버 안정권의 친누나가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사실이 알러져 사표를 냈었습니다. 대통령실 행정관은 ‘국익과 사생활보호’차원에서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에 극우성향 행정관이 얼마나 있는지, 이들의 역할과 비중이 어떤지 알 수 없습니다만..정치적 극우편향이 우려됩니다.

4. 셋째, 대통령실의 침묵입니다.
권성동에게 미룹니다. 권성동은 ‘사적 대화 노출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며 사과했습니다. ‘대통령이 저를 위로하면서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내부 총질)을 사용하신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국민이 궁금한 것은 메시지를 보낸 대통령의 마음입니다. 메시지를 노출한 권성동의 사과가 아닙니다.

5. 대통령의 텔레그램은 초민감 사안입니다.

숨겨진 메시지가 공개된 기자회견보다 속마음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잘못 이후 대응이 더 중요합니다. 대통령실의 침묵은 여론에 무심하거나, 여론을 무시하는 태도로 받아들여집니다. 내일 도어스테핑이 궁금해집니다.
〈칼럼니스트〉
2022.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