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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판 짜는 부·울·경] 부산·울산·경남, 여당과 소통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 박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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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부산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등 총력  
울산 제2산업수도의 원년으로 선포
경남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 앞장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에 생길 가덕도신공항의 조감도. 바다를 매립해 짓는 ‘해상공항’ 형태로 2025년 착공될 예정이다. [사진 부산시]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에 생길 가덕도신공항의 조감도. 바다를 매립해 짓는 ‘해상공항’ 형태로 2025년 착공될 예정이다. [사진 부산시]

부산·울산·경남이 새판 짜기에 한창이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부·울·경 시도지사들이 취임 후 제각각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다양한 청사진을 내놓으며 변화에 나서고 있다.

재선인 박형준 부산시장은 곧바로 자신이 추진해 왔던 ‘2030월드엑스포 유치와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 등에 사활을 걸고 국내외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초선인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은 올해를 ‘제2산업수도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그러면서 개발제한 구역 해제로 좋은 기업을 유치해 다시 인구가 늘어나는 울산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놓았다. 역시 초선인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도청 조직과 출자·출연기관의 조직 개편 등 내부 혁신부터 시작했다. 이렇게 일하는 조직을 만들어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이들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 집권 여당과 소통하며 앞으로 다양한 정책을 펼쳐나가는 데 힘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올해 초 출범한 국내 최초 특별지방자치단체인 부·울·경 특별연합(메가시티)에 대해서는 큰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민선 7기 시절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적극적으로 나서 같은 당 소속인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의기투합해 급물살을 탔다. 이후 오 전 부산시장이 성비위 사건에 연루돼 중도 하차하면서 국민의힘 소속인 박형준 부산시장으로 바뀌었으나 메가시티 추진은 멈추지 않았다.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난 4월 19일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안을 만들고 특별연합 행정기구 설치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이런 가운데 메가시티를 앞장서 추진했던 박 시장만 재선에 성공하고 울산시장과 경남지사가 바뀌면서 메가시티 추진 문제가 제동이 걸린 상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부·울·경 메가시티’ 대신 ‘해오름 동맹’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시장은 “부산과 울산, 경남이 메가시티를 구성하면 울산 경제가 나머지 대도시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며 “울산시장으로서 울산 경제가 손해 볼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은 같은 신라 문화권인 경주와 포항 두 도시와의 동맹을 더 강화한 후 메가시티에 참여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부산과 경남보다 도시 규모가 작은 울산이 부·울·경 메가시티보다는 경주와 포항과 묶은 해오름동맹에서 주도권을 더 확보해 추후 부·울·경 메가시티에 참여하는 게 실익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박완수 경남지사도 사실상 메가시티는 ‘원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울·경 메가시티가 경남과 울산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면밀히 따져본 뒤 추진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의미다. 경남도는 박 지사의 뜻에 따라 ‘부·울·경 특별연합’ 자체 연구용역을 별도로 발주하기로 했다. 전임 지사 시절 이뤄진 부·울·경의 공동 연구 결과를 수용하기 어려운 만큼 자체 용역을 통해 기존 규약을 보완하거나 재검토를 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경남도가 자체 발주하는 연구용역은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일정으로 부·울·경 메가시티 실익, 경남도 내 균형발전 방안 등에 대한 내용을 골자로 세부계획을 현재 수립 중이다. 도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메가시티 중심 권역에서 소외되는 서부 경남 등을 고려해 지역별 균형발전 방안 같은 부분도 규약안에 새로 담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김두겸 울산시장과 박완수 경남지사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메가시티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공감대를 얻어 좌초 위기에 놓인 메가시티를 다시 출항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메가시티가 전임 단체장의 역점 사업이라고 해서 외면만 해서는 될 문제가 아니다”며 “조만간 두 분 단체장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말씀을 나누면 지역 발전과 혁신의 차원에서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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