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 대출문의 급증

중앙일보

입력

정부가 15일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규제안이 포함된 '11.15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은행 일선 영업점에서는 시간이 흐를 수록 고객들의 문의건수가 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30분 정부 발표를 전후해 일선 지점들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규제안이 당초 예상보다 완화된 수준인데다 강력한 부동산대책 시행을 예고했던 지난 3일 이후 이미 상당수 고객들이 대출 신청을 끝낸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날 오후로 접어들 수록 DTI(총부채상환비율)가 신규로 적용되는 서울시내 투기과열지구 영업점을 중심으로 대출한도 및 금리 여부를 문의하는 고객들의 전화상담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하나은행 노원역 지점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규제안이 발표된 이후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DTI 적용 대상이 되는 6억 이상 아파트가 아니더라도 이 지역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많다"고 말했다. "대출신청 건수도 평소보다 2~3배 늘어났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국민은행 상계동 지점 관계자 역시 "6억 초과 아파트가 많지는 않지만 평소보다 문의나 업무량이 3배 가량 증가했다"며 "이미 대상이 되는 고객들은 대출 신청을 끝낸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신한은행 상계동 지점 관계자는 "며칠 전부터 급증한 고객들의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번 규제로 인해 소득증빙이 필요한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입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LTV 예외 규정이 폐지되는 투기지역 영업점들은 한산한 모습이다. 버블세븐 지역인 강남 일선 지점에서는 문의 건수는 간간히 있지만 특별한 동요는 없다는 전언이다.

신한은행 압구정동 지점 관계자는 "대출 가능 여부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이 지역은 고가 아파트가 워낙 많고 3.30 대책 이후에 신규 주택을 담보로 한 매매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곳이라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은행 일산중앙지점 관계자도 "문의는 간간히 오고 있지만 일산 지역은 여전히 6억원 미만의 아파트가 많아 특별히 건수가 늘지는 않았다"며 "실수요자들 몇몇이 LTV 규제 변경 후 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것 외엔 조용하다"고 말했다.

같은 은행 마포지점 관계자는 "시세나 금리를 묻는 고객들은 꽤 있지만 LTV 규제에 대한 상담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규제안으로 인해 실수요자에 대한 어느 정도의 타격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비실수요자들은 대개 자금 조달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은행에 문의할 일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머니투데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