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아이 잡아먹는 상황"…개물림 사고에 강형욱이 남긴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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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구슬 기자 이세영 PD

동물훈련사 강형욱이 8세 아이가 당한 개 물림 사고에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지난 15일 강형욱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가슴이 너무 아파요”라는 글과 함께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 TV 캡처 사진을 올렸다.

지난 11일 울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8세 아이가 개에게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배드림 캡처]

해당 사진에는 지난 11일 오후 1시20분쯤 울산시 울주군의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발생한 개 물림 사고 현장이 담겨 있었다.

[강형욱 인스타그램 캡처]

개 물림 피해자 A(8)군 측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한 CCTV 영상에는 A군이 개를 피해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모습이 담겼다. 도망치던 A군은 이내 개에게 물려 넘어졌고, 개는 2분 넘게 공격을 이어갔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택배기사가 개를 A군에게서 떼어내기 전까지 공격은 계속됐다.

이후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목과 팔다리에서 출혈을 보이는 A군을 병원으로 이송하고, 사고 현장을 배회하던 개를 포획한 뒤 유기견보호센터에 인계했다.

당시 A군을 구한 택배기사는 ‘비디오머그’를 통해 “애가 완전히 대자로 뻗어서 온몸에 피가 흐르는데 시커먼 개가 애 몸을 물고 흔들고 있었다”며 “개가 물어뜯는 게 아니고 진짜 잡아먹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A군의 아버지는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보도됐는데 생명에 지장이 있다”며 “목을 자근자근 다 씹어놨다. 택배기사 아니었으면 현장 즉사였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A군은 목과 팔다리 등에 봉합 수술을 받고 입원 치료 중이다.

경찰은 사고가 난 아파트 근처에 거주하는 70대 견주를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다.

경찰은 개가 또다시 인명사고를 낼 우려가 크다고 보고 검찰에 개의 안락사를 요청했지만, 검찰은 자료보완을 요청하며 이를 부결했다.

검찰은 사람을 물어 중한 상해를 야기한 사고견이라고 해도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재산에 위해를 줄 수 있는 물건으로서 보관 자체가 대단히 위험한 물건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간접자료가 필요하다고 부결 이유를 밝혔다.

경찰은 보완사항 등을 갖춰 압수품인 사고견의 폐기(살처분)에 대한 재지휘를 요청할 계획이다.

[KBS2 ‘개는 훌륭하다’ 캡처]

한편 강형욱은 개 물림 사고와 관련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강형욱은 지난해 5월 남양주에서 개 물림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KBS2 ‘개는 훌륭하다’에서 소신 발언을 했다.

당시 강형욱은 “(피해 여성이) 힘없이 끌려가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훈련사로서는 ‘훈련으로 (문제견이) 교화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나와 같은 훈련사나 관련 직책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식으로 개를 키우면 안락사시킬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절대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심판하거나 생각을 결정하지 않으셔야 한다”며 “절대 우리의 비위를 맞추거나 언론에 비위에 맞춰서 판단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형욱은 또 개 물림 사건에 대해 “이런 문제들은 많이 일어나고 있다. 저는 이쪽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인데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옳은 게 무엇인지, 앞으로 우리가 개를 어떻게 키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