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곡물 흑해 수출 타결 임박…유엔 "돌파구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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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막혔던 곡물 수출 바닷길이 열릴 조짐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곡물 운송을 위해 흑해 항로의 안전보장 조정센터 설립에 합의했다.

13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 곡물 해상 수출 논의를 위한 러시아·튀르키예·우크라이나·유엔 4자 협상이 처음 열렸다. A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훌루시 아카르 튀르키예(터키) 국방부 장관은 이날 튀르키예 수도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튀르키예·우크라이나·유엔 대표들의 4자 협상 후 "항로의 안전보장을 위한 조정센터를 이스탄불에 만들기로 합의했고, 곡물 수출입 항구에 대한 공동 통제 원칙에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4자 협상에서 곡물을 실은 우크라이나 선박이 기뢰가 제거된 흑해 통로를 통해 오가는 것이 논의됐다. 유엔의 지원을 받은 튀르키예는 우크라이나 선박이 흑해에서 안전한 항해를 할 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뉴욕 유엔 본부에서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을 수출하기 위한 중요하고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또 다른 유엔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탄불 회담이 돌파구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심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4자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보고했다"며 "앞으로 유엔 사무총장과 세부 사항에 합의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측의 공식 입장은 발표되지 않았다.

대표단은 세부 사항 논의를 위해 다음 주 튀르키예에서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아카르 장관은 "다음 주 협상에서 모든 세부 사항이 다시 검토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최종 서류에 서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최종 합의에 이르기 위해서는 여전히 모든 협상 주체의 많은 호의와 헌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이견을 보이는 부분들이 어떻게 조율될지가 관건이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측에 무기 밀수를 피하기 위한 선박 검사와 흑해 기뢰 제거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거부하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또 서방 제재로 곡물 수출이 어려워진 것이라며 해운 보험, 운송 서비스 관련 은행 업무 등에서 제재 해제를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