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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앞에서 K팝 댄스, 한국 즐기는 ‘방탄 세비야’

중앙일보

입력

스페인 프로축구 세비야 선수들이 12일 서울 중구 월드케이팝센터에서 아이돌 싸이퍼와 함께 BTS 노래에 맞춰 댄스 영상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스페인 프로축구 세비야 선수들이 12일 서울 중구 월드케이팝센터에서 아이돌 싸이퍼와 함께 BTS 노래에 맞춰 댄스 영상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스페인 프로축구 세비야FC 선수들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장충동의 월드 케이팝 센터를 찾았다. 미드필더 네마냐 구델리(세르비아)와 파푸 고메스(아르헨티나), 공격수 무니르 엘하디디(모로코)는 방탄소년단(BTS)의 ‘Butter(버터)’ 안무를 배웠다.

이들은 야외로 이동해 남산을 배경으로 아이돌 그룹 싸이퍼와 함께 춤 동영상을 촬영했다. 고메스는 “한국에서 동료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댄스 수업을 통해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고 간다”고 말했다.

세비야 선수들은 구단 응원가를 한국어로 녹음했다. [뉴스1]

세비야 선수들은 구단 응원가를 한국어로 녹음했다. [뉴스1]

또 세비야 수비수 헤수스 코로나(스페인), 공격수 루카스 오캄포스(아르헨티나), 골키퍼 야신 부누(모로코)는 월드 케이팝 센터에서 세비야 응원가를 한국어로 녹음했다. 이들은 세비야 출신으로 한국에서 지내는 인플루언서 겸 가수 루시 파라다이스에게 한국어 속성 과외를 받았다. 오캄포스는 서툰 한국어로 응원가를 바꿔 불렀다. 부누는 “한국어로 응원가를 배우고 녹음하는 경험이 특별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창덕궁을 찾은 세비야 마르캉. [사진 라리가]

창덕궁을 찾은 세비야 마르캉. [사진 라리가]

같은 날 세비야 수비수 마르캉(브라질)과 미드필더 페르난도(브라질)는 창덕궁을 찾았다. 두 선수는 한국 전통의 갓과 어우동 모자를 쓰고 폭소를 터트리며 셀카를 찍었다.

프리 시즌 경기를 위해 방한한 세비야는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토트넘과 맞붙는다. 주최 측(쿠팡 플레이)은 애초 한국인 미드필더 이강인의 소속팀 마요르카를 부르려고 했지만 무산됐다. 대신 초청 팀을 같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소속의 세비야로 바꿨다.

스페인 선수들은 8일 한글을 배웠다. [사진 라리가]

스페인 선수들은 8일 한글을 배웠다. [사진 라리가]

지난 8일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방한한 세비야 선수들은 한국 문화를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입국 다음 날인 9일 수비수 헤수스 나바스(스페인)와 마르코스 아쿠냐(아르헨티나)는 코엑스에서 한글 교실에 참석했다. 한글로 이름과 구단명을 직접 써봤다. 나바스는 “한글이 조금 어렵게 느껴졌지만, 앞으로 조금 더 복습하면 실력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아쿠냐는 “한글은 말하는 것보다 쓰는 것이 쉬운 것 같다. 한글은 아름다운 언어”라고 말했다.

세비야 구단은 “우리는 한국 팬들과 가까워지면서 한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도 브랜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선수단이 한국 문화에 빠질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스페인 ‘빅2’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만큼, 세비야는 이번 방한을 한국 시장 공략 기회로 삼으려 한다. 손흥민(30)의 소속팀 토트넘의 인기에 크게 밀리지만, 세비야 구단은 다양한 한국 문화 체험을 통해 한국 팬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미드필더 이반 라키티치(34)는 흔쾌히 한국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 촬영에도 흔쾌히 응한다.

라키티치는 무더위를 견디기 위해 물에 적신 수건을 머리에 짜면서 훈련했다. [사진 라리가]

라키티치는 무더위를 견디기 위해 물에 적신 수건을 머리에 짜면서 훈련했다. [사진 라리가]

세비야 선수들이 관광만 즐기는 건 아니다. 한국의 찜통더위에도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거의 매일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라키티치는 무더위를 견디기 위해 물에 적신 수건을 머리에 짜면서 훈련한다.

1890년 창단한 세비야는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팀이다.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5회 우승팀이자,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최다 우승팀(6회)이다. 지난 시즌 라리가 4위에 올라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사령탑은 과거 스페인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았던 훌렌 로페테기(스페인)다.

FC바르셀로나와 크로아티아 대표 출신 미드필더 라키티치를 비롯해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윙어 에릭 라멜라(30·아르헨티나)가 뛰고 있다. 라멜라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함께 뛰었다. 주전 경쟁에서 손흥민에 밀려 지난해 세비야로 떠났다.

2019년 번리전 79m 드리블 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한해 최고의 골에 주어지는 ‘푸스카스상’을 2020년 수상했다. 지난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아스널전에서 ‘라보나킥(꽈배기 킥)’으로 골을 터트린 라멜라는 올해 1월 푸스카스상을 받았다.

‘푸스카스상 수상자’ 손흥민과 라멜라는 16일 수원에서 적으로 만난다. 라멜라는 “한국 방문은 처음이다. 한국은 손흥민과 같은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해낸 나라다. 쏘니를 보면 한국 축구의 실력과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쏘니는 토트넘에 합류한 뒤 계속해서 실력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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