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스토리 재미없잖아요"...팝업스토어 장인의 '영업 비밀'

중앙일보

입력 2022.07.02 08:00

업데이트 2022.07.0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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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팝업스토어 전성시대입니다. 특히 서울 성수동 일대를 걷다 보면 독특한 아이디어의 공간을 여럿 볼 수 있는데요. 그 가운데서도 돋보이는 곳 중 하나가 ‘프로젝트렌트’입니다.

프로젝트렌트는 브랜드에 공간을 빌려주고, 함께 팝업스토어를 기획합니다. 최근 롯데제과와 함께 만든 ‘가나초콜릿 하우스’에는 약 1만 명이나 방문해 화제가 됐습니다.

2018년부터 4년째 차별화 된 팝업스토어를 선보이고 있는 프로젝트렌트의 최원석 대표를 만나 ‘고객을 부르는 공간’을 만든 비결을 들어봤습니다.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폴인이 만난 사람” 34화 중 일부입니다.  

프로젝트렌트 최원석 대표. ⓒ 폴인, 최지훈

프로젝트렌트 최원석 대표. ⓒ 폴인, 최지훈

‘팝업 장인’ 프로젝트렌트가 깨달은 것

Q. 2018년부터 프로젝트렌트를 운영해오셨죠. 지난 4년 동안 팝업스토어를 바라보는 고객의 시선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처음 프로젝트렌트를 시작했을 때는 다들 '놀고 있다', '취미생활로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성수동에서 6개월 동안 점포를 비워놓고 회의실처럼 썼으니까요. ‘공간을 빌려 팝업스토어를 만들 수 있다’는 비즈니스모델을 시장이 이해하는데 시간이 제법 필요했습니다. 작은 브랜드와 협업을 하며 팝업스토어를 만들 수 있다는 레퍼런스를 만들었지만 다들 BM으로 인지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2~3년이 지난 지금, 모든 것이 달라졌어요. 성수동을 걷다 보면 한 블록, 한 블록마다 팝업스토어가 등장해요. 카페도 편집숍도 일반 리테일 매장까지 모두 팝업스토어를 만들고 있어요.

이제는 BTL 마케팅(Below The Line·미디어를 매개로 하지 않은 프로모션)으로 인식합니다. 예전에는 대기업 아니면 못했던 팝업스토어였는데, 이제는 일상이 된 거죠.

Q. 정말 팝업스토어 전성시대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더는 TV를 보지 않게 된 이유가 가장 크죠. 기업은 TV에 마케팅 예산을 가장 많이 쏟아부었는데 요즘은 유튜브, OTT 등 자기가 원하는 콘텐트를 선택해서 보잖아요. 전통적인

마케팅 채널이 전부 무너졌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업의 관심이 팝업스토어로 쏠리는 것 같아요.

팬더믹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순식간에 무너진 것도 한몫합니다. 이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모두 넘나드는 경험을 하는 시대가 됐어요.

저희도 단순히 프로모션을 위한 공간으로 이곳을 운영하지 않아요. 온라인이 줄 수 없는 좋은 경험과 신뢰를 만들어 비즈니스 전체로 확산할 수 있는 ‘소개팅’ 같은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죠. 브랜드와 소통하는 곳,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입체적인 공간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Q. 팬데믹 기간에 오히려 역성장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비결이 뭔가요?
2020년 6월, 7월부터 트래픽이 급증했어요. 수치가 전년도 대비 30~40% 늘었고 코로나 이전보다 찾는 고객이 훨씬 많아졌어요. 팬더믹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이 무너지는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저희도 처음에는 MZ세대가 몰리는 성수동의 특수성 덕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답이 나오더군요.

사람들은 재밌으면 무조건 온다.

찾아오거나 기억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본질적인 부분을 고민했는데요. 콘텐트가 재미있으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찾아오는 고객이 분명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의 비즈니스는 퀀티티(Quantity)가 아니라 퀄리티(Quality)가 중요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팬덤 비즈니스가 되는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롯데제과 X 프로젝트렌트의 '2022 가나 초콜릿 하우스'. ⓒ 프로젝트렌트

롯데제과 X 프로젝트렌트의 '2022 가나 초콜릿 하우스'. ⓒ 프로젝트렌트

“브랜드 아닌 ‘초콜릿’에 집중했죠”

Q. 1만명 이상 방문한 ‘가나초콜릿하우스’는 어떻게 기획했나요?
어떤 부분에 집중할지 고민했어요. 한국 사람들은 초콜릿을 언제 먹을까? 생각해보니 밸런타인데이와 빼빼로데이, 딱 두 번 먹더라고요. 자주 먹거나 찾지는 않는 거죠. 그렇다면 ‘초콜릿을 이렇게도 즐길 수 있다’라는 경험치를 주면 좋겠다 싶었어요. 고객은 좋은 경험을 하고 나면, 스스로 좋은 것을 찾아가니까요.

그래서 가나라는 브랜드보다 초콜릿에 집중하기로 했죠. 초콜릿을 즐기는 다양한 방식을 팝업스토어에서 보여주기로 결정했어요. 다행히 '가나'가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브랜드라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초콜릿이라는 키워드를 장악할 수 있는 브랜드였으니까요.

메뉴 개발전문가들과 함께 디저트 페어링 바를 구성하기 시작했어요. 5가지 코스의 초콜릿 디저트와 음료를 만들었습니다. 초콜릿을 주원료로 한 테린느·베린느·에클레어 등 디저트도 만들고 카카오 커피와 콘 크림 초콜릿 라떼, 정키 쇼콜라 등 다양한 음료를 선보였죠.

초콜릿을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적 방문자 수가 계속 증가했습니다. 포털에 가나초콜릿 하우스가 상위 검색어를 차지한 뒤 기본적인 모든 PR 활동도 멈추기로 했어요. 한정된 공간에 많은 고객이 몰리면 내부 시스템이 감당을 못하니까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되고, 고객을 오래 기다리게 하면 오히려 네거티브 마케팅이 될 수 있으니 오히려 홍보를 자제한 프로젝트였죠.

Q. 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많은 분이 저희가 기업과 어떤 방식으로 일하시는지 궁금해합니다. (웃음) 협업은 협업인데, 절대로 아웃소싱업체처럼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아요. 어떻게 갈지 큰 방향을 합의하고 난 뒤부터는 저희가 주도적으로 기획합니다.

기업은 오프라인, 매장의 경험이 많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팝업스토어는 브랜드와 고객이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곳이라 기업이 알지 못하는 영역이 훨씬 많아요. 저희는 그 부분에 강점이 있고요. 결국 협업할 때 각자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존중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올 확률이 높은 것 같아요.

이번 가나 초콜릿 하우스 역시 파트너사가 100% 믿고 맡겨주셨고 저희 방식으로 브랜드를 해석해 팝업스토어 경험 설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게 할 수 있어서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요.

최원석 대표는 ″프로젝트렌트는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고 싶은 브랜드에 열린 공간″이라고 말했다. ⓒ 폴인, 최지훈

최원석 대표는 ″프로젝트렌트는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고 싶은 브랜드에 열린 공간″이라고 말했다. ⓒ 폴인, 최지훈

Q. 프로젝트렌트에 입점하는 브랜드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팝업 매장에서 돈을 벌고 싶어하는 기업, 브랜드와는 일하지 않아요. '팝업스토어 해서 얼마 벌 수 있어? 라고 물어보면 원하는 답을 드릴 수 없어요. 이곳은 돈을 벌기 위한 공간이 아니니까요.

기본적으로 팝업스토어는 마케팅 플랫폼입니다. 소비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그에 맞춰서 어떤 경험을 설계할지가 명확해야 그에 맞는 공간을 만들 수 있죠.

그래서 입점을 요청하는 브랜드에 늘 정중하게 설명해 드려요.

저희는 마케팅을 위해 설계된 플랫폼이고, 고객은 브랜드 경험을 기대하고 이 공간에 찾아옵니다. 물건을 파는 데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면 서로 불편해져요.

오히려 이런 의도로 협업을 요청하는 브랜드와는 재미나게 일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편집숍인데 평소와 전혀 다른 콘셉트를 이 공간에서 펼쳐보고 싶어하거나, 사람들에게 전할만한 가치, 이야기가 있는 브랜드라면 가능합니다.

실제로 2021년, 저희 공간에 폴 댄스 웨어 브랜드가 입점한 적이 있어요. 사람들에게 본인의 이야기와 폴 댄스 문화를 알리고 싶다고 하셔서 팝업스토어 오픈했는데요. 공간에 폴을 설치해 댄서분이 직접 춤추는 모습을 보여주고, 눈앞에서 경험할 수 있게 했더니 많은 고객이 좋아하셨어요.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고 싶은 브랜드에게 열린 공간이라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아한 이야기를 버릴 때 좋은 팝업스토어 나온다

Q. 팝업스토어를 기획할 때 예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대중의 기대치, 고객의 시선이 크게 높아졌어요. 가나 초콜릿 하우스 팝업스토어를 오픈한 뒤 기억에 남는 피드백 중 하나가 ‘이 사람들, 초콜릿에 진심이다’ 였는데요. (웃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카페에서 굿즈 파는 단순한 행사인 줄 알았는데 막상 와보니 그게 아니었던 거죠.

요즘은 팝업스토어가 워낙 많이 있고 경험치도 올라갔기 때문에 고객이 오히려 더 잘 알고 있어요.

이 공간에 브랜드의 본질이 있는지 없는지를요. 몇 개 없었을 때야 잘하는 곳 벤치마킹해서 카피하고 흉내 낼 수 있었죠. 이제 그런 방식은 통하지 않아요.

고객이 예상할 수 있는 콘텐트를 그대로 재현하면 순식간에 뻔해집니다. 뻔하면 재미가 없어지겠죠? 옥석을 가리는 시대가 온 것 같아요.

Q. 팝업스토어를 잘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후략)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폴인이 만난 사람” 34화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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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 전성시대.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위해 많은 브랜드가 앞다퉈 오프라인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 성수동은 ‘팝업스토어의 성지’가 됐습니다. 매출과 방문객, 그리고 마케팅 효과. 3박자를 갖추고 성공하는 팝업스토어는 무엇이 다를까요?

‘팝업스토어 장인’ 프로젝트렌트 최원석 대표가 고객 경험을 설계하는 비결을 폴인세미나에서 공개합니다. 세미나는 7월 7일 오후 8시부터 온라인 라이브로 진행되며, 폴인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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