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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열대 못올릴 블루베리, 마트에 내놨다…고물가 역발상 전략

중앙일보

입력

송요셉 롯데마트 과일 상품기획자(MD)가 블루베리 주산지 농가를 찾아가 농부를 설득하는 모습. 오른쪽은 14mm 미만인 블루베리. [사진 롯데마트]

송요셉 롯데마트 과일 상품기획자(MD)가 블루베리 주산지 농가를 찾아가 농부를 설득하는 모습. 오른쪽은 14mm 미만인 블루베리. [사진 롯데마트]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그동안 판매가 어려웠던 작은 과일이나 유통 기간이 임박한 물건들이 팔리고 있다. 유통 업체들도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역발상 판매 전략을 짜내고 있다.

롯데마트는 블루베리의 유통사 납품 기준은 1알에 14㎜ 이상이지만 이보다 작은 상품을 최대 40% 할인해 판매한다고 29일 밝혔다. 정재우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올해 냉해와 가뭄, 수정벌 실종까지 겹치면서 블루베리 재배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악조건에서 전체 재배량 15~20%까지 차지하고 있는 작은 블루베리 상품을 절반 가격에 파는 상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납품 기준 14㎜ 미만 상품으로 반값 기획  

스무디에 주로 넣어 먹는 블루베리 판매를 위해 송요셉 상품기획자(MD)가 주산지인 경남 김해와 충남 서천, 지리산이 있는 전남 곡성까지 달려갔다. 송 MD가 확인해보니 4개 블루베리 대형 산지에 있는 14㎜ 이하 작은 블루베리가 평년보다 15% 증가한 약 10t 수준에 달했다. 롯데마트는 기존 상품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크기는 작지만 용량을 늘린 500g 팩을 기획하게 됐다.

이마트에서 일렉트로맨 선풍기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 이마트]

이마트에서 일렉트로맨 선풍기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 이마트]

지난 3월부터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는 “대형마트는 고물가 시대에 최후 가격 방어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물가 안정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이 TF를 중심으로 카테고리별 매출 상위 30%에 차지하는 생필품 500여 품목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국내 삼겹살 가격이 100g 당 4000원을 넘길 것을 올해 초 예상하고 캐나다산 물량을 지난해보다 3배 넘는 80t을 선점하기도 했다.

정부가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일정 기간 낮추는 할당 관세를 캐나다산 수입 돼지고기 5만t에 적용하면서 할인율은 더욱 커졌다. 이에 따라 관세율은 8.6%에서 0%로 낮아진다. 정부 조치에 따라 홈플러스는 다음 달 6일까지 캐나다산 수입 돈육 가격을 최대 40%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행사 기간 회원을 대상으로 캐나다산 삼겹살과 목심을 정상가보다 30% 할인하고, 항정살은 40%로 가격을 내린다. 삼겹살의 경우 100g당 2120원에서 1480원으로 가격이 내려간다.

캐나다산 삼겹살 오늘부터 관세율 0%  

이마트는 안정적인 물량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산지 직접 수입 비중을 확대하고 사전 계약·비축 등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자체 가전 브랜드인 일렉트로맨은 선풍기를 생산하면서 수면풍과 자연풍, 3D 회전 등 부가 기능을 없애는 대신 본연의 기능에 집중했다.

세븐일레븐이 2020년 출시한 라스트오더 서비스. 주문 시간이 임박한 식품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변 편의점에 있는 할인 상품 검색이 가능하다. [사진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이 2020년 출시한 라스트오더 서비스. 주문 시간이 임박한 식품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변 편의점에 있는 할인 상품 검색이 가능하다. [사진 세븐일레븐]

생산 시기도 매년 12월 말∼1월이던 것을 10월로 앞당겨 원자재 인상에 따른 가격 상승을 최소화했다. 물량도 13만대를 사전 계약해 일반 선풍기의 가격이 20%가량 오른 것보다 상승 폭을 낮췄다. 대표 상품인 일렉트로맨 표준형 선풍기는 다음 달 13일까지 4만4900원으로 행사카드로 구매하면 정상가 1만원가량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편의점에서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도시락이나 삼각김밥과 같은 식품 판매가 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달(6월 1~27일) 라스트오더 서비스 이용 건수가 전년 대비 1.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라스트오더는 세븐일레븐이 지난 2020년부터 스타트업 미로와 손잡고 개발한 거래 플랫폼이다. 편의점 씨유(CU)와 이마트24도 유사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편의점 앱으로 유통기간 임박 상품 할인  

CU는 아이스크림 40여종에 대해 최대 60% 할인 판매하고 있다. 막대기형 아이스크림 20여종은 5개 이상 구매하면 개당 500원에 판매한다. 초저가로 400원짜리 아이스크림 나망고와 나초코 2종도 출시했다. GS25는 아이스크림 50여종을 5개 이상 구매할 때 절반 가격으로 할인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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