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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진출 한국 기업 10곳 중 9곳, 도시 봉쇄로 피해”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두 달여 이어진 상하이 봉쇄가 풀린 지난 6월 2일 방호복을 입은 인부가 황푸강변 와이탄을 청소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두 달여 이어진 상하이 봉쇄가 풀린 지난 6월 2일 방호복을 입은 인부가 황푸강변 와이탄을 청소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3월 아모레퍼시픽은 연간 1억 개 이상의 화장품을 생산하는 상하이 공장을 한 달여간 멈춰야 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 정책으로 상하이시를 전면 봉쇄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상하이에 중국 전역을 총괄하는 물류센터를 두고 있다. 상하이시 봉쇄 여파로 LG생건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2.6% 감소했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10곳 중 9곳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중국에 진출한 177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88.1%는 기업 경영에 피해를 보거나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부분(97.4%)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줄어든 기업 세 곳 중 한 곳(31.4%)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5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 대부분(95.5%)은 매출 감소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들이 주로 겪는 어려움으로는 ▶이동 제한(16.8%) ▶영업·마케팅 활동 제한(16.8%) ▶물류·공급망 차질(15.9%) 등이 꼽혔다. 상반기 투자가 감소한 기업은 전체의 69.9%, 고용이 감소한 기업은 66.7%였다. 하반기에 투자가 위축되고(70.5%) 고용 피해(67.3%)가 예상된다고 답한 기업도 많았다. 신선영 무역협회 상하이지부장은 “투자와 고용 부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달 도시 봉쇄가 해제된 이후에도 이들 기업의 업무 정상화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응답 기업의 41.5%는 업무 정상화 정도가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50% 이하)이라고 답했고, 30% 이하라는 답변도 22.4%였다. 제조업의 경우 68.3% 기업이 업무 정상화 정도가 70% 이상이라고 답했지만 비제조업 가운데는 28.3%로 반토막 수준이었다. 신선영 지부장은 “상하이시는 봉쇄 해제 이후에도 대면 고객 서비스를 제한하고 있고 이동에도 많은 제한이 있다”며 “비제조업의 업무가 정상화하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응답 기업 절반 이상 “철수·축소 고려”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령은 현지 진출 기업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5.3%)은 향후 중국에서 사업 축소·중단·철수·이전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사업계획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35.9%였고,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기업은 7.3%에 그쳤다. 이

신 지부장은 “양국의 경제 교류 활성화를 위해 한국 정부와 유관기관이 한국 기업의 피해 상황을 중국 정부에 알리고 관련 지원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며 “다른 국가의 기업 역시 비슷한 애로를 호소하고 있는 만큼 중국 내 외국 기업들이 공동으로 해당 문제에 대응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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